본문 바로가기

투기 잡겠다는 대책이 홍남기 잡았다…野 "임대차법의 복수"

중앙일보 2020.10.15 10:50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국무위원 식당에서 열린 제8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홍 부총리는 ’신규로 전세를 구하시는 분들의 어려움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전세 가격의 상승 요인 등에 대해 관계부처 간 면밀히 점검·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국무위원 식당에서 열린 제8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홍 부총리는 ’신규로 전세를 구하시는 분들의 어려움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전세 가격의 상승 요인 등에 대해 관계부처 간 면밀히 점검·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전셋집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최근 전세대란이란 걸 겪어보면서 웃지 못할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운을 띄웠다. 이어 “홍 부총리가 전세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많이 강구하고 있지만, 본인 스스로가 전세대란의 피해자가 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과연 지금 정부가 실행하는 주택 정책이란 게 실질적으로 누구를 위한 주택 정책인지에 대한 정부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했다.
 
 
지난 7월 말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세입자가 계약 만료 1개월 전까지 집주인에게 계약갱신을 통보하면 같은 집에서 2년 더 살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된다. 다만 집주인이 실거주하겠다고 하면 세입자는 계약 갱신을 하지 못한다. 홍 부총리는 현재 전세로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데, 내년 1월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집주인의 요구로 집을 비워줘야 한다. 홍 부총리가 세 들어 사는 집주인은 ‘실거주’를 통보한 상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홍 부총리는 경기도 의왕시 아파트와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을 가진 1가구 2주택자다. 정부의 고위공직자 다주택소유 금지 방침에 따라 원래 홍 부총리는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을 팔려고 했지만, 전매 제한 규정 때문에 불발에 그쳤다. 이에 의왕시 아파트를 팔려고 지난 8월 매매 계약까지 체결했지만, 매수자가 대출을 받지 못해 홍 부총리에게 잔금을 치르지 못할 상황이 됐다. 홍 부총리가 소유한 아파트에 살던 세입자가 주변 전셋값 급등으로 다른 집을 구하지 못하자 2년 더 살겠다며 ‘계약갱신청구권(2년+2년)’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책 발목잡힌 홍남기 부총리.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부동산 정책 발목잡힌 홍남기 부총리.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와 관련,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무리하게 밀어붙인 임대차보호법의 복수가 경제 수장을 겨냥하고 있다”며 “도끼로 제 발등 찍는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 부총리가 오도 가도 못할 처지라고 한다. 참 웃을 수밖에 없는 사정”이라며 “일반 국민은 분노에 차 있다는 걸 명심하고 지금이라도 시장 못 이긴다는 걸 인정하고 몇 안 남은 보완책을 찾아보라”고 했다.
 
 
 
부동산 전문가인 김현아 비대위원은 “정부가 만든 임대차 관련 대책이 얼마나 탁상공론이고 현실을 무시한 설익은 정책인지 실감했을 것”이라며 “청년과 신혼부부 등 무주택 서민들이 자유의지와 경제 능력에 맞춰서 전세ㆍ자가를 선택하는데 정부 정책이 도움은 못줄 망정 걸림돌은 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