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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은 겨울에 마셔야 제맛?…공식 깨졌다

중앙일보 2020.10.15 06:00
대표적인 겨울 상품으로 꼽히던 와인이 이제는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는 시즌리스(seasonless) 상품이 됐다. 사진 세븐일레븐

대표적인 겨울 상품으로 꼽히던 와인이 이제는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는 시즌리스(seasonless) 상품이 됐다. 사진 세븐일레븐

크리스마스와 송년 파티에 빠지지 않는 술. 편의점 업계에서 와인은 겨울에 특히 많이 판매되는 전형적인 계절상품으로 꼽힌다. 보통 연말연시가 최대 성수기고, 계절별로 봐도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은 시기에 판매량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공식이 완전히 깨졌다.
 

올해 와인, 겨울보다 여름에 더 많이 팔렸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14일 와인 시즌별 매출지수를 분석한 결과 올해 여름(6~8월) 지수는 96.1로 겨울(1~2월) 지수(93.2)를 넘어섰다. 시즌별 매출지수는 전체 시즌 평균 매출 100을 기준으로, 100 이상이면 매출이 평균보다 높고 100 미만이면 낮은 것으로 본다. 와인 매출 비중으로 봐도 겨울에는 2018년 31.7%에서 올해 20.8%로 줄었고, 여름에는 18.1%에서 23%로 늘었다. 올해는 겨울보다 여름에 와인이 더 많이 팔렸다는 뜻이다.

 
세븐일레븐 와인 시즌별 매출지수 변동 현황. 자료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 와인 시즌별 매출지수 변동 현황. 자료 세븐일레븐

지난 2018년(1~10월 기준)만 해도 세븐일레븐의 와인 매출지수는 겨울과 여름이 각각 124.3, 84.7로 계절 간 편차가 컸다. 올해는 겨울 지수가 93.2로 크게 낮아졌지만, 여름 지수는 96.1로 수직 상승하면서 두 계절 간 매출 차이는 없어졌다. 특히 올해는 시간이 지날수록 편의점 와인 수요가 꾸준히 늘어 가을(9월 1일~10월 12일) 매출지수는 122.5까지 올랐다. 예년엔 가을 와인 판매는 겨울보다 적었다. 하지만 올해는 매출 비중으로도 가을이 전체의 35.2%를 차지할 정도로 폭발적이다.
 

와인은 식사 후에…소주ㆍ막걸리는 식사와 함께  

올해 이렇게 상황이 뒤바뀐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집콕 문화가 형성되고 홈술족이 증가하면서 와인이 대중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올해(10월 12일까지) 세븐일레븐의 와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3% 증가했다. 올해 와인 매출 증가율을 봐도 여름엔 전년 동기 대비 67.5%, 가을엔 83.6%로 전체 신장률(49.6%)을 크게 넘어섰다.  
 
와인은 식사와 함께 즐기기보다는 식사 이후 여가에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븐일레븐의 올해 전체 와인 매출의 25.8%가 저녁 식사 이후 시간대인 오후 8~10시에 발생했다. 다음으로 많이 판매된 시간대는 오후 10시에서 오전 0시로 20.8%였다. 대표적인 일상 주류문화 상품인 소주나 막걸리는 저녁 식사를 시작하는 시간대인 오후 6시~8시 매출이 각각 22.7%, 21.4%로 가장 많았다. 소주나 막걸리를 마실 때는 저녁 식사를 아예 술자리로 시작한다는 의미다.  
 

저가 와인이 성장 주도…2만원 미만 91.0% 

편의점 와인 성장은 저가 와인이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세븐일레븐의 1만원 미만 저가 와인은 전년 동기 대비 70.5% 늘었다. 전체 신장률(49.3%)보다도 크게 높은 수치다. 전체 와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만원 이하 상품은 31.0%로 3년 전의 두 배 수준으로 올랐다. 1만원 이상, 2만원 미만 와인의 비중은 60%다. 와인 대중화와 함께 즐기는 세대도 다양해지면서 가격 부담이 적어 자주 마실 수 있는 저가 와인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전형적인 시즌 상품이었던 와인이 이제는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는 시즌리스(seasonless) 성격이 강해졌다. 특별한 날만이 아니라 평소에 즐기는 대중적인 술이 됐다는 의미”라며 “편의점 와인은 합리적인 가격과 접근성 때문에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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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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