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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시대의 현대차, 복잡한 순환출자구조 해결이 급선무

중앙일보 2020.10.15 05:00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시대가 열렸지만 현대차그룹에는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큰 숙제가 남아 있다. 현재 정 회장의 지분은 현대차 2.62%, 기아차 1.74%, 현대모비스 0.32%, 현대글로비스 23.29% 등이다.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 지분을 승계하더라도 안정적인 경영권을 장담할 수 없다. 그룹 지배권의 근간인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 등에 대한 지분이 충분하지 않아서다. 대주주의 작은 지분을 바탕으로 복잡하게 얽힌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게 해결책이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10대 대기업 중 순환출자 구조 유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10대 대기업 집단 가운데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지 못한 곳은 현대차그룹뿐이다. 이런 지배구조는 투기자본의 공격에도 취약하다. 

[뉴스분석]정의선 회장 시대 현대차 어떻게 변할까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현대차그룹은 2018년 3월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한 적이 있다. 현대모비스의 모듈∙AS 사업을 인적분할해 현대글로비스가 흡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끊으려고 했다.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기아차∙현대제철∙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한 존속 현대모비스 지분을 전부 매입하고, 현대모비스를 그룹의 지배회사로 두는 게 당시 개편안의 골자였다.  
 

엘리엇 등에 막혀 지배구조 개편 무산 

하지만 투기자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지주회사 체제를 선택하라”고 압박하고,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모비스와 글로비스 합병비율이 주주에게 불리하다는 의견을 내면서 무산됐다. 
 
재계에선 현대차그룹이 분할·합병 비율 등을 조정해 2018년 당시의 개편안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를 각각 인적 분할한 뒤 3개 투자부문을 합병해 지주사로 전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경우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를 포기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정의선 회장이 11.72% 지분을 보유한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가능성도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자체 상장과 현대건설 합병을 통한 우회 상장 등이 거론돼 왔는데, 최근엔 현대로템과의 합병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올해 CES에서 선보인 전기차 기반 자율주행 콘셉트카 엠비전S와 양방향 충전시스템. 사진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올해 CES에서 선보인 전기차 기반 자율주행 콘셉트카 엠비전S와 양방향 충전시스템. 사진 현대모비스

익명을 요구한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등으로 경영 상황이 악화한 만큼 새 지배구조 개편안이 당장 가시화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친화적·선진국형 지배구조 될 것”

금융투자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과정을 어떤 식으로든 주주친화적인 방식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8년 개편안이 무산된 것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핵심 기업 주주들을 설득하기 어려웠던 측면이 컸기 때문에 현대차그룹이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정 회장은 수석부회장 재직 2년간 신차 상품성을 개선했고 미래차 비전을 제시했으며,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일반 주주들의 지지를 얻고자 노력했다”며 “이처럼 강화한 경영진과 일반주주의 신뢰관계는 앞으로 현대차그룹이 추구할 지배구조 안정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판매량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신형 그랜저. 사진 현대자동차

판매량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신형 그랜저.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은 지난 2년간 기업홍보(IR) 조직을 각 사 사장 직속으로 만들어 투자설명회 빈도를 높였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아예 투자설명회에서 전기차 생산을 늘리겠다는 등의 ‘2025 전략’ 발표를 하기도 했다. 각 회사뿐 아니라 상용차 같은 부문별 투자설명회까지 생겼다. 투명경영위원회 설치, 주주추천 사외이사 도입 등도 모두 시장친화적 지배구조 개선을 예상할 수 있는 조치들이다.
 

GBC·중고차 시장 진출도 과제

서울 삼성동 옛 한국전력 본사 부지에 짓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완공, 중고차 시장 진출 등도 정의선 회장의 과제다. 2014년 현대차그룹이 10조원을 들여 매입한 신사옥 부지에 GBC를 완공하려면 3조원 이상의 개발비가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그룹은 해외 연기금, 글로벌 투자펀드 등 투자자들을 확보해 GBC를 공동 개발하기로 방향을 잡았지만 코로나19으로 인한 세계 경기 위축으로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장기적인 투자유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GBC는 2026년 준공 예정으로 준공 후 20년간 265조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에선 중고차 시장 진출 역시 정 회장이 23.29%를 보유한 현대글로비스가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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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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