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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돌멩이’로 첫 주연 김대명…미생·슬의생의 존재감 재확인

중앙일보 2020.10.15 00:03 종합 20면 지면보기
15일 개봉하는 김정식 감독의 영화 ‘돌멩이’. 여덟살 지능을 가진 시골마을 석구(김대명)가 예기치 않은 범죄에 휘말리면서 겪는 ‘진실’과 편견의 문제 등을 건드린다. [사진 리틀빅픽처스]

15일 개봉하는 김정식 감독의 영화 ‘돌멩이’. 여덟살 지능을 가진 시골마을 석구(김대명)가 예기치 않은 범죄에 휘말리면서 겪는 ‘진실’과 편견의 문제 등을 건드린다. [사진 리틀빅픽처스]

돌멩이 하나만 있으면 물수제비 뜨며 혼자 놀 줄 아는 심성. 자신을 의심하는 노신부에게 매미처럼 매달려서 “내 믿어요?” 라고 돌직구 질문을 할 수 있는 영혼. 그런 ‘어른아이’를 김대명이 아니면 누가 이렇게 갓 그린 수채화처럼 연기할 수 있었을까.
 

8세 지능 가진 30대 어른아이 역
“맞고 틀림 아닌 다름 말하고 싶어”

김정식 감독의 영화 ‘돌멩이’(15일 개봉)에서 8살 지능을 가진 30대 석구 역을 맡은 김대명. “바깥에서 어떤 레퍼런스를 찾기보다 내 안에서 여덟살 김대명은 어땠을까 찾아가는 과정이었다”는 그는 첫 스크린 주연작을 통해 ‘미생’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생)’ 등 안방극장에서 다져온 존재감을 재확인시켰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대명은 “맞고 틀리다가 아닌 ‘다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서 “영화를 찍은 뒤 나 또한 상대가 아니라고 할 때 한번쯤 더 귀 기울이는 변화가 생겼다”고 털어놨다. 석구는 정이 많은 농촌마을에서 홀로 정미소를 운영하면서 성당 노신부(김의성)의 돌봄을 받는 유쾌한 ‘어른아이’다. 아빠를 찾으러 마을에 온 가출소녀 은지(전채은)와 눈높이 우정을 쌓다가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은지를 성폭행하려 했다는 의혹을 사고 모두로부터 등 돌림을 당하게 된다. 김대명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납득하지 못한 채 세상에 대한 선의를 놓지 않는 석구를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천진함과 안타까운 몸짓으로 표현해냈다. 엔딩 장면의 저수지에서 자신이 디딘 물속 혹은 세상의 깊이를 어림짐작하려 애쓰는 그의 표정이 일렁이는 물음표를 던지는 영화다.
 
김대명은 “친구를 대가 없이 믿어주고 다른 사람 신경 쓰지 않는 석구가 오히려 부러웠다”면서 “돌이켜보면 어렸을 땐 내 감정을 드러내는 게 가능했는데 지금은 감추더라. 슬퍼도 기뻐도…. 그래서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는 걸 연구해야 했다”고 돌아봤다. 석구 같은 이들을 돌보는 시설에도 찾아갔다. 다만 이들을 직접 부딪치기보다 20년 이상 돌본 교사를 만나 얘기를 듣는 쪽을 택했다. “선생님께서 이들이 직접 만든 DVD를 건네줘 봤는데, 정말 우리와 다를 게 없더군요. 투박하게 촬영한 영상 속에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도 그대로이고, 내게 남아있던 마지막 편견까지 깨버리는 계기였죠.”
 
관객은 문제의 사건 장면을 음 소거된 상태에서 지켜보는데, 앞뒤 맥락을 보고서도 석구의 ‘진실’을 100% 확신하지 못한다. 자신이 본 것을 100% 확신하는 쉼터 교사 김 선생(송윤아)처럼 관객의 판단 역시 오류일 수 있기 때문이다. 노신부도 처음엔 석구를 도우려고만 하지 그의 진실을 밝히려는 입장은 아니다. 외면하는 친구들을 향해 돌멩이를 던지는 석구의 혼란이 안타깝기 그지없지만 김대명의 시선은 사뭇 다르다. “(석구가) 안쓰럽고 힘들 거라는 것도 나의 착각일 수 있죠. 오히려 모든 게 명확한 내가 더 힘들지 않나 생각도 드니 말이죠.”
 
추석 연휴 땐 곽도원·김희원 등과 공동주연으로 좌충우돌 범죄수사물 ‘국제수사’도 선보였다. 2006년 연극배우로 데뷔해 올해 만 14년째인 그는 “연기가 제일 어렵고 거꾸로 얘기하면 제일 재미있어 괴로운 일 같다”고 했다.
 
“인지도가 높아져서 어떠냐고들 하는데, 전 특별히 달라진 게 없어요. 실은 (인기를) 평상시에 느끼지 않으려고 해요. 빠져들면 자신이 없거든요. 그냥 좋은 사람들과 작업하는 게 너무 좋고, 좋은 친구들이 생기는 것도 좋고. 이번 영화에 ‘슬의생’ 동료들이 응원 영상 보내준 것도 고마울 뿐이죠.”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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