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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인수 위해 청와대서 자문단 명단 받았다” 녹취록

중앙일보 2020.10.15 00:02 종합 2면 지면보기
라임자산운용의 부실을 알고도 수천억원 규모의 펀드를 팔았다가 구속기소된 전 대신증권 센터장이 투자자들에게 ‘청와대 네트워크’를 거론하면서 펀드 판매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라임 펀드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방송인 김한석씨의 변호인은 14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12월 김씨에게 라임 펀드를 판매한 전 대신증권 센터장 장모씨가 ‘청와대 네트워크’를 거론하며 ‘라임 사태를 청와대 인사가 다 막는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장씨의 말을 믿고 8억여원을 투자했다가 현재 95%의 손실을 본 상태다.
 

수천억 부실 펀드 판 증권사 간부
투자자들에 청와대 네트워크 거론
“청와대 행정관이 라임사태 막아줘
김상조에 가는 은행문건 내가 입수”

실제 김씨 변호인을 통해 중앙일보가 입수한 김씨와 장씨 간 대화 녹음파일과 녹취록에는 장씨가 청와대를 언급하는 내용이 다수 등장한다. 그는 김씨가 펀드 흥행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자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의 명함을 보여주면서 “형님한테만 얘기 드린다. 여기가 핵심(키)이며, 여기가 14조를 움직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에서 돈이 들어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놀라움을 표하면서 “그런데 이거는 나랏돈인 거냐, 아니면 이 사람 돈인 거냐”고 되묻는다.
 
지난 13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뒷모습)이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금감원 전·현직 직원들이 연루돼 있다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오종택 기자

지난 13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뒷모습)이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금감원 전·현직 직원들이 연루돼 있다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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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는 “여기가 핵심 키고 네트워크가 주욱 있는 것이다. (라임 사태를) 이분이 다 막았다”고 설명한다. 이어 네트워크의 실체를 과시하려는 듯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가는 우리은행 내부 문건을 자신이 확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당 대화에서 언급된 김 전 행정관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뇌물을 받고 라임 관련 금융감독원 문건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김 전 회장은 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돼 있으며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줬다고 증언한 인물이다.
 
대화 내용 중에는 장씨가 라임 인수 과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청와대로부터 받은 자문단 명단’을 언급하는 내용도 있다. 그는 김씨에게 “(라임 인수를 위한) 자문단이 둘 들어갈 건데 청와대에서 자문단에 들어가는 사람(명단)까지 다 받았다”며 “한쪽은 돈을 많이 끌어올 수 있는 쪽으로 만들 거고 이쪽은 (금융)감독원 출신, 검찰 출신, 경찰 출신, 변호사 등 쓰레기 처리반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앙일보가 지난 1월 확보한 ‘라임자산운용 인력 구성 계획안’ 문건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당시 실제로 라임 인수 자문단을 구성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밝혀졌다. 김한석씨는 올 초 익명으로 장씨와의 대화 내용을 일부 공개했고, 이 때문에 김 전 회장과 김 전 행정관의 존재가 처음으로 알려졌다. 김씨와 장씨의 주요 대화 내용 녹음파일은 중앙일보 홈페이지에서 들을 수 있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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