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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전철역 옆 75억 땅 신고 안한 철도公 이사장···15억 뛰었다

중앙일보 2020.10.14 22:18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연합뉴스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연합뉴스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 새 전철역이 들어서는 지역에 수십억원에 이르는 부동산을 갖고 있음에도 '사적 이해관계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14일 파악됐다. 철도공단은 철도 시설 건설 및 관리를 담당하는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김상균 철도공단 이사장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인근에 75억원 상당의 땅과 건물 등을 상속받아 갖고 있다. 김 이사장은 2015년 이 지역에 상가를 올렸다. 지난 4월 국토교통부가 '향동역 역사'를 승인한 지역과 불과 1km 남짓 떨어진 곳이다.
 
향동역은 경의·중앙선 수색역과 화전역 사이에 들어선다. 2023년 신설 예정으로, 향동역 신설 소식과 창릉신도시 개발 등이 호재로 작용해 해당 부동산의 가치는 공직자 재산신고 기준으로 2년 만에 15억원 가까이 급등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18년 '사적 이해관계 신고제'를 도입했다. 이는 모든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공무원 자신이 직무관리자인 경우 감사 담당관실에 사적 이해관계를 자발적으로 신고하도록 하는 제도다. 김 이사장은 2018년 2월 취임했고, 철도공단은 같은 해 10월 향동역 신설 검토 단계부터 국토부·고양시와 논의를 이어왔다.
 
김 이사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 보장돼 이해충돌 논란이 불가피한데도, 별도의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게 천 의원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철도공단 측은 김 이사장이 해당 부동산을 상속받은 시점은 개발 계획 전이고, 역 신설 역시 국토부의 결정으로 김 이사장의 직무가 아니라 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날 철도공단은 해명자료를 통해 "공단이 로펌에 법률자문을 의뢰한 결과, 역 신설 사업은 국토교통부가 최종 결정하는 사항으로 공직자윤리법상 이해충돌 규정에 해당하지 않아 임직원행동강령 신고대상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다는 분석에 대해서도 철도공단은 "2019년 12월 31일 재산 등록 기준, 실질적으로 증가된 재산은 7억4700만원이며 이중 소유 부동산으로 인한 증가는 5억400만원으로, 15억원 이상 재산이 늘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라고 항변했다.
 
천 의원은 "공직자의 이해충돌을 차단하기 위해 도입된 사적 이해관계 신고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증거"라며 "고위공직자에게 이해충돌 방지 의무가 엄격히 적용되도록 제도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 알려드립니다
해당 기사가 발행된 뒤인 15일 오전 1시, 철도공단 측이 e메일을 통해 해명자료를 내 이를 반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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