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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장 대 전 통계청장…유경준 "정치도구화" 강신욱 “사실 아냐”

중앙일보 2020.10.14 17:52
강신욱 통계청장이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 등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신욱 통계청장이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 등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선 통계청장과 전 통계청장의 기싸움이 벌어졌다. 
 
박근혜 정부 통계청장 출신인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통계청장 출신으로서 통계문제를 지적하게 된 것에 대해서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현 정부는 고용과 분배가 안 좋아지는 것에 대해 정책 탓을 하지 않고 통계가 잘못됐다고 자꾸 주장한다. 통계나 통계청이 정치도구가 되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 의원은 “통계청이 지난해 가계동향조사 방식을 바꾸면서 표본집단에서 의도적으로 저소득층 비율을 줄이고 고소득층 비율을 늘려 소득분배지표인 소득 5분위 배율이 대폭 축소됐다”며 “가계동향조사 방식을 변경한 것은 정부에 유리한 통계를 생성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강신욱 통계청장도 지지 않았다. 
강 청장은 “만에 하나 소득불평등도를 줄이려는 의도가 있으면 저소득구간과 고소득구간 비중을 줄였을 거다. 조사를 설계하다 보니까 두 구간이 다 늘어났다”며 “소득 모집단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특정 소득구간을 포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표본 설계 이외에 다양한 요인이 작용할 수 있는데 예컨대 연령 사후 보정을 하면서 전국가구 대표성을 높였기에 저소득층 내 고연령 가구가 줄어든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과 강 청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선후배 사이다. 유 의원은 미국 코넬대에서, 강 청장은 서울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로를 잘 아는 두 사람의 사적 대화를 둔 신경전도 벌어졌다. 강 청장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일하던 시절 황수경 전 청장의 통계방식에 대해 문제 제기했던 일을 둘러싼 진실게임이었다. 
 
유 의원=“내가 ‘그런 말 하고 다니면 당신이 통계청장 갈 거다’고 얘기했지 않았나?”
강 청장=“그런 적 없다.”
유 의원=“뭘 또 거짓말인가. 둘이서 한 얘기라고 무조건 부인하고 있다”

강 청장=“그런 말 들은 적 없다. 당시 전문가 입장으로 ...”

유 의원=“(임명)한달 전 분명히 얘기했다.”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관세청·조달청·통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강신욱 통계청장에게 질의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관세청·조달청·통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강신욱 통계청장에게 질의하고 있다.[연합뉴스]

강 청장은 '통계의 정치화'를 부각하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선 정면으로 맞섰다.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이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 (통계청이) 권력의 하수인이 됐다. 입맛에 따라서 통계를 바꾼다”고 주장하자 강 청장은 “통계청이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숫자를 발표한다는 지적은 전혀 동감할 수 없고 사실이 아니다”고 받아쳤다. 
  
김 의원은 “2018년 가계동향 조사에서 소득분배 지표가 최악으로 나와 소득주도성장이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자 황수경 전 청장이 경질되고 강 청장이 왔다”며 “이후 조사방식을 변경해 통계 분식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비정규직이 급증했다는 통계가 나오자 청장은 ‘조사방식 변경일 뿐 실제 늘어난 게 아니다’라고 변명했고 전셋값 논란이 일자 통계방식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강 청장은 “통계청으로선 최선을 다해 시계열이 단절되지 않도록 노력했다. 전체를 투명하게 설명하고자 노력했다”며 반박했다. 
 
 
박해리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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