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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가면 나도 가요" 66년 약속 지킨 뉴질랜드 노부부

중앙일보 2020.10.14 17:49
결혼반지를 교환하는 신랑 신부(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로이터=연합뉴스

결혼반지를 교환하는 신랑 신부(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로이터=연합뉴스

"당신이 가는 곳이라면 나도 어디든 따라가겠어요."

 
노부부의 66년 전 약속은 현실이 됐다. 평생의 동반자로 절대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맹세했던 뉴질랜드의 한 부부가 한날 한시에 세상을 떠났다. 현지 언론 뉴질랜드헤럴드는 최근 결혼 66주년을 맞이한 케빈 갤러허와 모린 갤러허 부부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자택에서 20분 시차를 두고 세상을 떠났다고 14일 보도했다.
 
갤러허 부부의 막내아들 크레이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아버지를 처음 만나 '당신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가겠다'고 했던 말이 현실이 됐다"며 "하지만 천국으로 가는 길은 어머니가 앞장서고 아버지가 뒤 따라갔다"고 밝혔다.
 
케빈은 14세 때 목장에서 일하다 양치기가 됐다. 그 무렵 병원 세탁실에서 일하던 누나를 통해 같은 곳에서 일하던 부인 모린을 소개받았다. 동갑내기 31년생인 부부는 22세 백년가약을 맺었다. 지난 2일엔 결혼 66주년을 맞기도 했다. '자식 농사'도 잘 졌다. 슬하에 자녀 8명, 손자 21명, 증손자 31명, 고손자 3명을 뒀다.
 
20여 년 전 현업에서 은퇴한 뒤 5년 전 부인 모린이 치매 진단을 받았고, 4개월 전에는 케빈도 폐 합병증으로 2개월밖에 살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막내아들이 부부의 집에 들어가 돌봤지만, 결혼 66주년을 보내고 난 뒤 부부의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했다. 결국 부부는 지난 12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크레이그는 "아버지의 마지막 말씀이 '어머니 상태가 어떠냐'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약물을 투여한 탓에 부인이 먼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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