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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장에 “얼마나 이익 난다고” 소리 들은 KB 알뜰폰…KB는 휴대폰을 왜 파나

중앙일보 2020.10.14 17:04
광고모델은 방탄소년단(BTS), LTE 무제한 요금은 월 7000원(최대 할인기준). KB국민은행이 지난해 말부터 공을 들이고 있는 리브모바일(리브엠) 이야기다.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로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런 리브엠이 등장했다.  
  
방탄소년단(BTS)이 출연한 국민은행 리브엠 광고. 국민은행 유튜브 캡처

방탄소년단(BTS)이 출연한 국민은행 리브엠 광고. 국민은행 유튜브 캡처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행 직원들에게 포상을 내걸고 리브엠을 판매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불완전 판매나 끼워팔기 우려가 있는 것 아니냐.”

▶은성수 금융위원장=“알뜰폰이 뭐라고 국민은행이 그렇게 하는 지 이해가 안 된다. 국정감사가 끝나고 나면 허인 국민은행장과 통화를 해보겠다. 얼마나 이익이 난다고 저렇게 하는지….”

 

금융+통신 시너지 이유로 혁신금융서비스 1호 사업 지정

리브엠은 사실 금융위원회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혁신금융서비스의 간판 사업이다. 금융과 통신업의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이유로 첫 번째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알뜰폰 답게 저렴한 요금이 무기다. LTE 무제한요금제(월 4만4000원)는 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가 제공하는 할인을 모두 받으면 요금이 월 7000원까지 내려간다. 유심(USIM)에 공인인증서를 탑재한 것도 특징이다. 최근에는 가입 후 최대 6개월간 요금을 면제해주는 등의 이벤트도 진행했다. 출시 때부터 “수익을 내지 않겠다”고 한 상태다. 
 
리브엠 요금제. LTE 무제한 요금제는 4만4000원이지만, 카드 등 KB금융그룹의 금융상품 이용실적에 따라 7000원까지 요금이 내려간다. 리브엠 홈페이지

리브엠 요금제. LTE 무제한 요금제는 4만4000원이지만, 카드 등 KB금융그룹의 금융상품 이용실적에 따라 7000원까지 요금이 내려간다. 리브엠 홈페이지

빅테크 공세 속에 데이터 확보전 

수익이 없는데도 알뜰폰을 판매하는 이유는 데이터 확보 때문이다. 최근 은행 등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네이버, 카카오 등의 빅테크 기업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이들 기업은 쇼핑, 검색기록 등 다양하게 축적된 정보를 토대로 맞춤형 상품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은행들도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가 예금, 대출 등 금융데이터 위주라 한계가 있다.  
 
국민은행은 알뜰폰 사업을 통해 통신데이터 등을 수집해 각종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예컨대 통신료 납부 이력을 토대로 금융 거래 이력이 적은 20대와 소상공인 등 ‘씬 파일러(금융거래정보가 거의 없는 사람)’를 대상으로 한 대출 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 은행 관계자는 “통신데이터를 통해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면 금융데이터만 가진 다른 금융기관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리브엠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 받을 때 제출한 발표자료. 금융위원회

국민은행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리브엠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 받을 때 제출한 발표자료. 금융위원회

100만 목표였지만, 8만명만 가입       

당초 국민은행은 리브엠을 출시하며 2020년 가입자 목표치를 100만명으로 잡았다. 이 정도 숫자는 쌓여야 당초 원하던 빅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올해 10월 가입자는 8만명 수준이다. 국민은행은 직원만 1만6000명이다. 은행 관계자는 “현재 가입자 숫자로는 유의미한 결과를 내기 부족한 상황”이라며 “가입자 수가 더 늘어나게 되면 마이데이터사업 등으로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브엠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전국 국민은행 지점에서도 판매가 이뤄져야 하지만 노조 측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조 측은 은행 창구에서 리브엠이 판매되면 은행 본연의 업무에 방해가 될 뿐 아니라, 과도한 실적경쟁이 벌어진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번 국감 때 민병덕 의원과 정의당 배진교 의원이 은 위원장에게 리브엠 이야기를 꺼낸 것도 노동조합의 역할이었다고 한다. 결국 국민은행은 일부 영업점에서 판매하되, 별도의 직원을 채용해 리브엠을 판매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리브엠은 비대면 중심으로 영업점을 통한 한달 평균 신규 가입 건수는 2건에 불과하다”며 “끼워팔기 등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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