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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은 총재 “올해 성장률 -1.3%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중앙일보 2020.10.14 16:10
“성장 흐름이나 회복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개 상황에 좌우될 수밖에 없지만 나름대로 추정을 해보면 –1.3%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성장률이 8월 전망치(-1.3%)에 거의 부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장 경로가 지난 전망 때와 대체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는 이유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재정준칙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공감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50%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한은은 코로나19는 확산 이후 1.25%였던 기준금리를 0.5%까지 빠르게 낮췄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흡수하는 차원에서다. 하지만 이후 7월부터 이날까지 세 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금리를 내리지 않은 건 비교적 안정적인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한 판단이다.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과열 논란이 끊이지 않는 점도 고려했다.
 
실물경제 회복이 더딘 가운데 금리를 올릴 수도 없어‘ 동결’ 외에 딱히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이 총재는 “11월에도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다음 금리 인하 여부는 2주 후 발표하는 성장률과 여러 지표를 추가로 고려해야겠지만, 우리 경제가 회복세로 들어가서 안정적인 성장궤도로 진입할 때까지는 완화적인 기조를 끌고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0.50% 동결.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한국은행, 기준금리 0.50% 동결.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선 급증하는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 총재는 “3분기 연속 가계부채 증가율이 높아지고, 특히 6월 이후 주택 거래나 주식 투자 자금 수요가 늘면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어느 정도 증가는 불가피하지만, 최근 증가세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급증하는 가계대출 대응방안 제시하겠다”

 
늘어나는 가계 대출 자금이 자산시장으로 과도하게 유입되면 금융 불균형이 심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 억제나 자산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거시 건전성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책당국과 긴밀히 상황을 공유하면서 한은도 여러 대응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의 수급 불안에 관한 언급도 나왔다. 이 총재는 “내년 국고채가 대규모 순발행 될 예정이라 시장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주요국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지속하는 가운데 국내 금리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 등 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지리라 본다”고 말했다. 다만 수급 불균형이 시장 불안으로 번질 경우에는 적극적인 안정화 조치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고채 이외의 공사채, 투자등급 회사채까지 매입대상에 포함하는 양적완화(QE) 도입 여부에 관해서는 “그럴 단계가 아니라고 본다”며 선을 그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길어진 저금리로 부실한 한계기업이 제때 정리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에 대해선 신중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 총재는 “지금 같은 비상 상황에서는 어떤 기업이 생존할 수 있고, 어떤 기업이 부실기업인지 생존 가능성을 가려내기가 대단히 어렵다”며 “조급히 구조조정을 하는 경우엔 생존 가능한 기업까지도 같이 피해를 보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모든 경제주체가 어렵게 코로나19의 충격에 대응해왔는데 지원 축소·철회 같은 잘못된 신호가 가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했다.
 
재정준칙 도입 방안에 관한 질문에는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도 저출산과 고령화가 빨라 연금이나 의료비 등 의무지출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엄격한 준칙이 필요하다”며 “(정부 안을 두고) 다양한 견해가 나오는데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최선의 방안이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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