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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격 공무원 형 “해경 믿기 어렵다…동료 9명 진술 공개하라”

중앙일보 2020.10.14 15:11
북한군에 피격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47)씨의 친형 이래진(55)씨가 14일 오후 1시 인천 연수구 해양경찰청 앞에서 해경에 대한 항의문을 공개하고 있다. 심석용 기자

북한군에 피격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47)씨의 친형 이래진(55)씨가 14일 오후 1시 인천 연수구 해양경찰청 앞에서 해경에 대한 항의문을 공개하고 있다. 심석용 기자

 
북한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55)씨가 동생이 자진 월북했다고 판단한 해양경찰을 비판하며 해경의 수사기록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이씨는 14일 인천 연수구 해양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경이 무궁화 10호 직원들로부터 월북 가능성이 없다는 진술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월북이라고 발표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정보공개청구를 한다”면서 "10일 이내에 신속히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씨가 해경에 정보공개 청구한 사항은 공무원 이모(47)씨 관련해 해경이 작성한 무궁화 10호 직원 9명의 진술조서다. 이씨는 “해양수산부가 무궁화10호 직원들로부터 청취한 내용을 요약한 서류를 보면 월북 가능성이 전혀 없으며 특이사항도 없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면서 “해양수산부가 작성한 무궁화 10호 직원의 진술 조서와 해경이 작성한 무궁화 10호 직원의 진술 조서에 다른 점이 있는지 검토하기 위해 청구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름대로 동생의 죽음을 재구성해 봤다”며 동생이 (북한군에 피격되기 전) 체포돼 (해상에서) 이끌려 다닌 시간에 이미 익사했거나 심정지 상태가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북한)이 알았다던 간단한 인적사항은 어업 감시단이라는 공통된 임무 특성상 서로 통성명이 오갔을 것”이라며 “첩보 당국은 은폐를 위한 수단으로 그들만의 대화를 핀셋처럼 뽑아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또 “당국이 발표한 38km는 해리로 20마일이 넘는데 이 거리를 구명조끼를 입고 부유물을 붙잡은 채 헤엄쳐서 갈 수 있겠냐”며 “경계 초소가 즐비하고 해상경계 함정들의 눈을 피해 대낮에 갈 수 있는 게 NLL이냐”고 반문했다.
 
이씨는 “해경의 실력을 믿었는데 동생의 피격사건 이후 해경의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니 더는 믿기가 어려워진다”며 “좌고우면보다 모든 정황을 냉철하게 판단하시어 조속히 (수사를) 종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대통령 편지는 고2 조카에게 맞게 보낸 것”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47)씨의 친형 이래진(55)씨가 14일 오후 1시 인천 연수구 해양경찰청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편지를 펼쳐보이고 있다. 심석용 기자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47)씨의 친형 이래진(55)씨가 14일 오후 1시 인천 연수구 해양경찰청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편지를 펼쳐보이고 있다. 심석용 기자

 
한편 이씨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조카 A군에게 보낸 답장 원본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내게 보낸 편지를 아픈 마음으로 받았다. 아버지에 대한 존경의 마음과 안타까움이 너무나 절절히 배어 있어 읽는 내내 가슴이 저렸다”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심정을 깊이 이해한다. 나 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 아버지 일로 많이 상심하며 걱정하고 있다”며 “진실이 밝혀져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었다면 당연히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한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A군에게 해경의 조사와 수색 결과를 기다려 달라고 부탁했다. 이씨에 따르면 A4용지 한장 분량의 이 편지는 지난 13일 낮 12시쯤 등기로 도착했다.
 
이씨는 문 대통령의 편지에 대해 “조카는 ‘충분히 예상했던 내용이었다’고 말했다”며 “이미 들었던 내용이 편지에 담겨 약간 서운한 마음이 들었지만, 고등학교 2학년인 조카에게 맞는 수준으로 답변을 보낸 것이니 서운한 부분이 있더라도 수용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경 최종 수사결과가 나온 뒤에 대통령님의 진실한 답변이 나오고 답을 길게 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또 청와대의 종전 선언 추진과 관련, “대통령의 고유권한이지만 시기가 아쉽다”고 말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문 대통령이 북한에 피격된 공무원의 아들 A군에게 보낸 편지 전문. [이래진씨 제공]

문 대통령이 북한에 피격된 공무원의 아들 A군에게 보낸 편지 전문. [이래진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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