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밀의 숲 2’ 시청자 아쉬움 이해…시즌 3도 불러주면 영광”

중앙일보 2020.10.14 12:29
‘비밀의 숲 2’에서 황시목(조승우) 검사의 꿈에 등장한 시즌 1 서부지검의 영은수(신혜선) 검사, 이창준(유재명) 검사장, 강원철(박성근) 부장검사, 윤세원(이규형) 수사과장. [사진 tvN]

‘비밀의 숲 2’에서 황시목(조승우) 검사의 꿈에 등장한 시즌 1 서부지검의 영은수(신혜선) 검사, 이창준(유재명) 검사장, 강원철(박성근) 부장검사, 윤세원(이규형) 수사과장. [사진 tvN]

tvN ‘비밀의 숲 2’ 채팅창은 여전히 뜨겁다. 시청률 9.4%, 화제성 1위로 종영한 지 열흘이 지났지만 아직 다 풀리지 않은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으로 퍼즐을 맞추는 팬들이 있는가 하면, “시즌 3을 빨리 보고 싶다”는 지지파와 “시즌 1보다 너무 아쉽다”며 반대파가 맞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탓이다. 2017년 시즌 1 방영 당시 열혈 팬덤을 구축하며 높아진 기대치를 만족하게 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흩어져 있던 사건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역시 ‘비숲’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특별한 것 없어 보이는 통영 대학생 사망 사건으로 시작한 이야기가 서동재(이준혁) 검사 납치 사건, 대기업 한조를 둘러싼 스폰서 사건 등으로 일파만파 퍼져 나갔던 이야기 퍼즐들이 하나씩 맞춰지면서 짜릿한 쾌감을 선사했다. 
 

시즌 2 합류해 감각적 연출한 박현석 PD
“중압감 컸지만 최대한 비슷하게 구현,
대사량 많아도 모두 필요한 정보 신기”

14일 서면으로 만난 박현석 PD는 “시즌 1의 크기나 성과를 알고 있는지라 중압감이 컸다”고 고백했다. 그는 “‘비숲’ 스타일과 캐릭터는 시즌 1에서 이미 완성되어 있었던 것 같다”며 “팬으로서 가능하면 모든 스태프가 다시 참여하여 작업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에서도 2년이 흘러서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완벽하게 같을 수는 없었지만 가능한 시즌 1의 촬영 현장 정보를 모아서 작업 방식부터 당시의 근사치에 가까운 작업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데뷔작으로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대상을 받으며 대형 신인의 탄생을 알린 이수연 작가가 시즌 1에 이어 집필을 맡았지만, 시즌 1을 연출한 안길호 PD가 tvN 월화드라마 ‘청춘기록’ 등 후속작으로 함께 하지 못하게 되면서 박 PD가 시즌 2를 맡게 됐다.  
 

“사소한 사건서 시작, 구조적으로 필요해” 

‘비밀의 숲 2’ 연출을 맡은 박현석 PD. [사진 tvN]

‘비밀의 숲 2’ 연출을 맡은 박현석 PD. [사진 tvN]

2012년 ‘공주의 남자’로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연출상을 받고 ‘함부로 애틋하게’(2016) 등에서 감각적인 연출을 선보여온 박 PD는 장기를 십분 발휘했다. 특히 시즌 2 첫 회를 안개 속에서 시작해 마지막 회는 황시목(조승우) 검사가 이창준(유재명), 영은수(신혜선) 등 시즌 1에서 활약했던 인물들을 꿈속에서 만나는 것으로 연출한 장면이 화제를 모았다. 박 PD는 “안개 속 사건으로 시작해서 옳고 그름의 분별이 더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도 사건을 해결하고 이를 빠져나온 황시목 검사가 이들을 만나는 장면이 시즌 2를 닫는 분위기와 잘 맞았던 것 같다”며 “‘비숲’의 시작점을 알려주는 인장 같은 신이자 시즌 1을 그리워하는 시청자들을 위한 신”이라고 밝혔다.  
 
시즌 2의 전개 속도가 느려서 후반부 탄력을 받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그는 “시즌 1이 분명한 동기나 이유가 있는 상황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졌다면, 시즌 2는 눈길이 잘 가지 않는 사건으로 시작하는 차이가 있었다”며 “좀 더 불분명한 정보들 사이에서 범인을 찾았기 때문에 그렇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사소하고 평범한 사건들이 얼마나 많은 사회적, 구조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느냐는 주제 의식을 대본에도 구현한 게 아닌가 싶다”며 “전체 그림, 구조를 보면 꼭 필요한 전개였지만 시청자의 아쉬움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검·경 도움 받았지만 내용 피드백은 없어”

이수연 작가는 2017년 ‘비밀의 숲’으로 데뷔해 이듬해 열린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대상, 극본상, 남자 최우수 연기상(조승우) 등 3관왕에 올랐다. [일간스포츠]

이수연 작가는 2017년 ‘비밀의 숲’으로 데뷔해 이듬해 열린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대상, 극본상, 남자 최우수 연기상(조승우) 등 3관왕에 올랐다. [일간스포츠]

이수연 작가에 대한 칭찬도 이어졌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압도적으로 늘어난 대사를 담아대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법도 한데 “모두 꼭 필요한 대사이자 정보라는 것이 신기했다”고 답했다. 그는 “교차편집이나 대사가 전달해주는 정보들을 실제로 보여주는 방식을 통해 조금 커버하긴 했지만 진정성을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진 않았던 것 같다”며 “일단 몰입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들고 나면 나머지는 배우들이 리얼리티와 디테일로 채워나갔다”며 배우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창준의 내레이션을 넣게 된 것 역시 “작가의 의도를 읽고 편집이 쉬워졌다는 편집자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하게 됐다”며 “좀 더 쉽게 감상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다행”이라고 함께 한 제작진에게 공을 돌렸다.  
 
애초에 검찰과 경찰 중 한쪽 편을 들 수 없는 소재이다 보니 균형을 유지하는 것도 숙제였다. 박 PD는 “개인적으로는 편중되지 않고 적확한 부분을 보여준 것 같다”고 밝혔다. “작가님의 대본은 어느 쪽이 옳다 그르다를 말하는 것이 아닌 이 문제에서 지금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 지금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방점이 찍혀 있어서 이 점을 살리려고 노력했어요. 옳고 그름의 경계가 희미한 요즘이지만 그렇기에 흔들리지 않고 옳은 길을 향해 가는 황시목 검사나 한여진(배두나) 경감 같은 분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어 검경 양측에서는 “제작 관련 정보 및 장소 제공, 고증 등에 대해서는 협조해줬지만, 내용 관련 피드백은 일절 없었다”고 덧붙였다.  
 
                ‘비밀의 숲’ 시즌 1, 2에서 활약한 황시목(조승우) 검사와 한여진(배두나) 경감. [사진 tvN]

‘비밀의 숲’ 시즌 1, 2에서 활약한 황시목(조승우) 검사와 한여진(배두나) 경감. [사진 tvN]

시즌 3 제작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조승우 배우의 말을 빌리자면 ‘비숲’ 팬들이 없었다면 시즌 2 제작도 불가능했다”며 “시즌 3이 제작된다면 그 역시 팬들의 사랑과 성원 덕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출자로서 저 말고 나은 선택지도 많이 있겠지만 제안이 온다면 팬으로서 영광일 것 같아요. 작가님이 흐른 시간 만큼의 이야기를 담아내 주신다면 새로운 길이 열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회와 인간에 대한 통찰이 있는 분이어서 대본도 깊고 풍부한 향을 가지고 있거든요.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진 드라마를 써 주시리라 믿습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