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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은 6배, 벌금은 362배로…기업 처벌 법률안 크게 늘었다

중앙일보 2020.10.14 11:28

전경련, 21대국회 발의 기업처벌 법률안 전수 조사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거나 신설한 법률안들이 크게 늘고 있다.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1대 국회 들어 6대 상임위원회(법사위ㆍ정무위ㆍ기재위 등)에 발의된 법안을 전수조사한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이번 국회에서 기업과 기업인 관련 처벌 조항이 신설ㆍ강화된 법률안은 54개 법률, 117개 조항(신설 78개, 강화 39개)에 달한다. 상임위 별로는 정무위 소관법률 중 관련 조항이 41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법사위(22개 조항), 환노위(19개 조항) 순으로 나타났다.  
 

징역형 모두 합산하면 최대 102년 

징역형의 경우 신설된 징역형을 모두 합산할 경우 69년, 기존보다 강화된 징역형은 현행 17년에서 33년으로 늘었다. 이들 법안이 모두 통과될 경우 기업인 관련 징역형을 합산하면 최대 102년이 된다. 현재보다 6배로 늘어난 수준이다. 한 예로 유사수신행위를 한 경우 기존에는 ‘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지만, 개정 법률안은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 강도를 높였다. 

벌금형 모두 합산하면 2066억 넘어

벌금형도 크게 늘었다. 현행 법체계에서 기업과 기업인 관련 벌금은 총 5억7000만원인데, 현재 발의된 법안들이 규정하고 있는 벌금을 모두 합하면 2066억2000만원으로 기존의 362배에 달하게 된다. 한 예로 법사위 소관 법률안인 ‘기업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에서는 의사 결정자가 기업범죄를 저지른 경우, 의사 결정자에 대한 처벌과 별도로 해당 기업에도 연간 매출액 10% 이내 또는 2000억원 이하의 벌금형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전경련 측은 “연간 매출액 10%나 2000억원 이하의 벌금 액수는 기업의 존폐 자체를 결정할 정도로 과도하다”는 설명이다. 
 
또 ‘송유관 안전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에서도 안전관리규정을 지키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을 거부ㆍ방해 또는 기피한 자에 대한 과태료 상한액을 3000만원으로 종전보다 10배나 늘렸다. 공정거래위원회 등 행정청이 기업과 기업인 등의 의무 이행을 확보하기 위해 부과하는 과징금 상한액도 현행 매출액 대비 35%에서 87%로 약 2.5배 올렸다. 
 
모호한 규정 등으로 인한 과잉 처벌 우려 
기업인이 불법적인 행위를 저질렀을 때 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꼭 나무랄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모호한 규정으로 인해 기업인에 대한 과잉 처벌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전경련은 밝혔다.
  
한 예로 ‘중대 재해에 대한 기업 및 책임자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의 경우 기업에서 일어난 인명사고에 대해 경영 책임자와 기업의 형사 책임을 물어 사망 시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0만원 이상 10억원 이하의 벌금, 상해 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재계에선 ‘중대 재해’의 정의가 ‘산업재해 중 사망 등 재해 정도가 심하거나 다수의 재해자가 발생한 경우’로 규정돼 있어 정의가 모호하다고 우려한다. 
 
여기에 ‘기업범죄의 처벌 등에 곤한 법률안’에서 규정하고 있는 기업범죄의 범위가 과도하게 넓고 기준이 모호하다는 게 전경련 측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경제가 침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기업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불합리하고 과도한 처벌은 시류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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