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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거부? '배그' 이어 '불법촬영'도 퇴짜맞았다

중앙일보 2020.10.14 06:00
법원은 불법촬영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의 양심적 병역거부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진은 춘천경찰서가 한 화장실에 설치한 불법촬영 방지 알리미. [뉴스1]

법원은 불법촬영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의 양심적 병역거부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진은 춘천경찰서가 한 화장실에 설치한 불법촬영 방지 알리미. [뉴스1]

대법원이 불법촬영과 모욕죄 등 벌금형 이력이 있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 A씨의 '양심적 병역거부'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최근 A씨의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에 대해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보기 어렵다"며 징역 1년 6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저지른 범행, 교리에 정면으로 반해" 

대법원은 A씨가 병역을 거부한 시기에 불법촬영과 모욕죄 등 여러 범행을 저질렀고, 이는 여호와의 증인 교리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 밝혔다. A씨는 불법촬영과 모욕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이력이 있다. A씨는 아직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8년 11월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군입대를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판결을 했다. 다만 양심적 병역거부의 '정당한 사유'의 조건으로 병역거부에 대한 종교적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이 점에 대해선 검찰에 입증 책임이 있다고 봤다. 
 
2018년 11월 1일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김명수 대법원장(오른쪽 두 번째), 김소영 대법관(대법원장 왼쪽) 등이 참석하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했다. 최승식 기자

2018년 11월 1일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김명수 대법원장(오른쪽 두 번째), 김소영 대법관(대법원장 왼쪽) 등이 참석하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했다. 최승식 기자

대법원의 판결 이후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검찰의 기소와 법원의 판결은 계속해 이뤄지고 있다. 검찰은 병역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의 경우에도 신도의 신념의 확고함 등을 개별적으로 판단해 기소여부를 결정해오고 있다. 
 
지난달 대법원에선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온라인 총 게임을 즐기며 병역을 거부했던 여호와의 증인 신도에게 유죄가 확정되기도 했다. 다만 다른 하급심 판결에선 "총 게임을 즐겼단 이유로 종교적 양심을 부정할 수 없다"며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양심적 병역거부의 경우 대법원 판례 이후에도 개별 사안에 대한 판단이 불가피하다"며 "양심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 법원과 검찰 모두 사건마다 고민이 깊을 것"이라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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