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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들 사드 트라우마…홍콩 시위 땐 NBA·애플·블리자드도 굴복 경험

중앙일보 2020.10.14 00:07 종합 2면 지면보기
한국 기업들에 중국 주의보가 발령됐다.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보복 이후 5년 만이다. 중국 네티즌이 방탄소년단(BTS)의 밴 플리트상 수상 소감을 문제 삼으며 한국 제품 불매운동에 불을 붙인 게 발단이다. 중국 네티즌이 공세 수위를 올리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휠라 등은 중국 내 BTS 출연 영상이나 BTS가 모델이 된 제품을 내렸다.
 

중국 14억 인구 앞세워 불매운동
“정치·경제는 별개, 메시지 줬어야”

해당 기업들은 발 빠르게 움직인 건 사드 보복에서 얻은 경험칙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사드 보복이 이어지면서 중국 시장에서 결국 철수해야 했다. 롯데그룹의 중국 진출 전초기지였던 롯데마트는 중국 내 일부 매장에서 발전기를 압수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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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인구를 앞세운 중국의 시장 무기화에 무릎을 꿇은 건 한국 기업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키츠의 대릴 모레이 단장이 홍콩 시위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자 로키츠를 후원하던 중국 기업들이 일제히 스폰서 중단을 발표했다. 이 사건으로 NBA 경기는 중국 관영 CCTV에서 1년 넘게 사라졌다가 이달 10일부터 재개됐다. 애플과 블리자드도 중국에 굴복한 경험이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에 냉정한 대응을 주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전문가는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BTS 광고를 곧장 삭제한 건 중국 네티즌에게 공격의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지 못했다”며 “정치와 경제는 별개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중국학) 교수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한국 반도체가 꼭 필요한 중국 정부 입장에선 네티즌 사이에서 이어진 한국 불매운동을 그대로 두고 보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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