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도지사들, 문 대통령 앞에서 예산 따기 경쟁했다

중앙일보 2020.10.14 00:02 종합 8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한국판 뉴딜의 핵심축으로 지역균형 뉴딜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홍남기 경제부총리.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한국판 뉴딜의 핵심축으로 지역균형 뉴딜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홍남기 경제부총리.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에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에 이어 지역균형 뉴딜이 추가됐다. 사업비 160조원 중 75조원을 지역에 투자한다. 이를 두고 문패만 새로 달았을 뿐 ‘지역 돈 풀기’로 결과적으로 지방정부의 부채를 늘릴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뉴딜 사업 160조 중 75조 지역 투자”
대통령 언급에 “도와달라” PPT 경쟁
“정부 사업에 지자체 동원” 비판 나와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청와대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국가 발전의 축을 지역 중심으로 전환하겠다. 한국판 뉴딜의 핵심축으로 지역균형 뉴딜을 추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160조원 중) 절반에 달하는 75조원 이상이 지역 단위 사업”이라며 “지역균형 뉴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민간의 참여와 협력이 필수적이며 국회의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날 추진방안도 발표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뉴딜 사업을 공모할 때 지역균형 발전과 관련되는 것은 가점을 부여해 우대하겠다”며 “지자체 주도의 지역균형 뉴딜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지방재정 투자 심사를 간소화하고 특별교부세와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또 “뉴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방채를 초과 발행하는 사안이 발생할 경우 지방채 발행 한도의 상향 조정 등도 신속히 지원하겠다”고 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한국판 뉴딜펀드, 지방기업펀드, 지역산업활력펀드와 같은 정책 펀드를 활용해 지역균형 뉴딜 사업과 지역 혁신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전국 17개 광역단체장이 참석했고 6명이 ‘경쟁하듯’ 사례를 발표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는 이미 국제적으로 그린 뉴딜의 프런티어로 인정받고 있다”며 “2023년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를 제주에서 유치한다. 중앙정부에서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공공배달앱 등을 예로 들며 “경기도 디지털 뉴딜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뉴딜의 추진 방향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대구·경북이 시도하고 있는 행정통합 논의를 언급하며 “동남권 메가시티와 권역별 메가시티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전 발표한 한국판 뉴딜 사업에 따라붙었던 문제점과 한계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균형 뉴딜이란 새 문패를 달았지만 세부 사업을 살펴보면 이미 발표한 한국판 뉴딜 사업이나 지자체·공공기관이 기존 추진하고 있던 사업을 재포장한 게 대부분을 차지해서다.
 
또 문재인 정부가 갑작스레 추진한 뉴딜 사업에 지자체를 동원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부는 한국형 뉴딜에 협조하는 지자체에 지방 특별·보통교부세, 균특회계 등 추가 지원을 ‘당근’으로 제시했다. 이는 거꾸로 ‘채찍’도 될 수 있다. 각종 지원 평가 기준에 뉴딜 추진 실적이 새로 포함되면서 적극적이지 않은 지자체는 자칫 손해를 볼 수 있어서다.
 
한국판 뉴딜 사업 명목이라며 한도를 넘어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게 한 것도 논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재난지원금과 방역사업 지출이 늘면서 지자체의 지방채 발행은 급증하고 있다.  
 
서울=강태화, 세종=조현숙·하남현 기자 thka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