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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직접 챙기겠다” 답장…유족 “원론적 답변 실망”

중앙일보 2020.10.14 00:02 종합 8면 지면보기
“진실이 밝혀져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었다면 당연히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한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피격 공무원 아들에 A4 1장 편지
“해경 수색결과 기다려달라” 언급
공무원 형 “타이핑 편지, 사인 인쇄
동생의 죽음이 무시당한 기분”

문재인 대통령이 서해상에서 북한군 총격으로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의 고등학생 아들 A군에게 보낸 답장 내용이다. 이씨의 형 이래진(55)씨는 13일 문 대통령이 보낸 편지가 등기로 도착했다고 밝히고 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아버지가 월북했다는 정부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A군에게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내가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분량은 A4 용지 한 장이며, 공백을 포함해 약 460자다.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답장. [SBS방송 캡처]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답장. [SBS방송 캡처]

문 대통령은 “아드님께”로 시작한 편지에서 “내게 보낸 편지를 아픈 마음으로 받았다. 아버지에 대한 존경의 마음과 안타까움이 너무나 절절히 배어 있어 읽는 내내 가슴이 저렸다”며 운을 뗐다. 이어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심정을 깊이 이해한다”며 “나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 아버지 일로 많이 상심하며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A군에게 해경의 조사와 수색 결과를 기다려 달라고 부탁했다. “해경과 군이 여러 상황을 조사하며 총력으로 아버지를 찾고 있다.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내가 직접 챙기겠다는 것을 약속드린다”면서다.
 
문 대통령은 “아드님과 어린 동생이 고통을 겪지 않고 세상을 살 수 있도록 항상 함께하겠다. 강한 마음으로 어머니와 동생을 잘 챙겨주고 어려움을 견뎌내 주길 바란다”는 말로 편지를 끝맺었다. 편지 발신 날(8일)로부터 닷새 만에 답장을 받아든 형 이씨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형 이씨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답장을 쓴다고 했지만 (컴퓨터로) 타이핑된 편지를 보냈다”며 “문 대통령의 친필 사인도 없다. 이 역시 인쇄된 것이다. 최소한의 성의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용도 특별한 게 없다. 원론적 답변에 실망했다”며 “아들이 절규하는 마음으로 쓴 편지의 답장이라고 보긴 어렵다. (동생의 죽음이) 무시당한 기분이었다”고 섭섭함을 드러냈다. 형 이씨는 오는 14일 오후 1시 인천시 연수구에 있는 해양경찰청 앞에서 해경 측에 정보 공개를 청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편지를 공개·배포한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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