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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때 방류 안해 수해” 화순군 항의에 동복댐 ‘홍수조절’ 규정 없애는 광주시

중앙일보 2020.10.14 00:02 20면
전남 화순군 동복댐에 설치된 광주광역시의 ‘상수원보호구역’ 안내판.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화순군 동복댐에 설치된 광주광역시의 ‘상수원보호구역’ 안내판.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광역시가 상수원인 전남 화순의 동복댐 관리규정 항목에서 ‘홍수 조절’ 기능을 삭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8월 집중호우 때 “광주시가 화순 동복댐 물을 제때 방류하지 않아 홍수피해가 났다”는 화순군 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진 데 따른 조처다.
 

시 “현실에 맞게 개정하는 것”
화순 “수해 영향받는 지역 무시”

13일 광주시 상수도본부에 따르면 ‘동복댐 관리 규정’의 댐 용도 조항에 명시된 ‘홍수 조절’ 규정을 삭제하는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동복댐은 광주시 상수원으로 이용하기 위해 화순군 동복천을 가로막아 1985년 건설됐다. 행정구역상 화순에 속해있지만, 광주시 전체 세대의 60%(56만 가구)가 사용하는 상수원이 된 배경이다.
 
동복댐을 둘러싼 광주와 화순 간 갈등은 지난 8월 5일부터 8일까지 화순에 쏟아진 397㎜의 폭우 때문에 시작됐다. 화순군 주민들은 동복댐 수위가 최대치에 이른 지난 8월 8일 광주시 상수도본부가 초당 970t의 물을 긴급 방류해 댐 하류 70가구·주민 111명이 고립되는 수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다.
 
이에 광주시 상수도본부는 동복댐의 주목적을 명시한 관리규정에서 ‘홍수 조절’이란 문구를 삭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이번 집중호우 때 같은 상황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광주시 측은 “동복댐은 홍수조절용이 아닌, 상수원 확보 차원에서 지어진 댐”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동복댐 관리규정은 1990년에 한 차례 개정된 뒤 30년 동안 유지돼왔다.
 
광주시 상수도본부는 동복댐 관리규정 개정을 놓고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내용을 수정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동복댐의 최고 수위는 168.2m인데 방류를 조절할 수 있는 수문은 단 1m 아래인 167.2m 높이에 있어 홍수조절 기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광주시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상수원 목적인 동복댐 관리에 대한 최초 규정을 작성할 당시 보편적인 댐의 용도로 보는 ‘홍수 조절’ 문구가 담겨 개정이 필요하다”며 “올해 집중호우 때 또한 물을 고의로 방류한 것이 아니라 비가 너무 많이 와 넘쳐 흐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화순군과 주민 등은 “댐에 직접 영향을 받는 지역 의사를 무시한 일방적 태도”라는 반응이다. 화순군 관계자는 “관리 권한이 광주시에 있더라도 물 피해 등을 직접적인 받는 곳은 화순”이라며 “이번 관리규정 개정 등을 결정하기 전에도 화순군과 먼저 논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고 말했다.
 
진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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