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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7차례 열고도 '월성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 결론 못 내리는 감사원

중앙일보 2020.10.13 19:28
감사원 전경. [뉴스1]

감사원 전경. [뉴스1]

감사원이 10월 7·8·12일에 이어 13일까지 4일 연속 감사위원회를 열고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이 타당했는지 심의했지만, 또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앞서 감사원은 4·15 총선 직전 월성 1호기 관련 감사위를 세차례 열었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위를 이번처럼 오래 여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은 분명 아니다”라면서도 “사안이 워낙 민감하다 보니 더 꼼꼼히 심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9월 국회의 요구로 시작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이 2018년 6월 이사회를 열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결정했는데, 이 판단이 타당한지 감사해달라는 것이었다.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맞추기 위해 한수원이 경제성 판단을 갑자기 뒤집었다고 주장했다. 감사 결과 제출 최종 시한은 지난 2월이었지만, 아직 감사원은 결론을 못 내리고 있다.
 
감사위는 보통 하루이틀만에 심의부터 의결까지 마친다. 반면 월성 1호기 감사는 지난 4월 감사위 등 총 '7차례 감사위'에도 결론을 못 내리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감사원은 “심의에 걸리는 시간은 감사사항의 규모, 사안의 복잡성 및 난이도 등에 따라 좌우되는 것일 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월성 1호기 감사는 전례가 없는 감사라서 더 시간이 걸린다. 예컨대 토목 공사에 대한 감사는 관련 감사 경험이 많았지만, 이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재형 감사원장. 오종택 기자

최재형 감사원장. 오종택 기자

하지만 결론 도출에 진통이 이어지자 최재형 감사원장과 여권 성향 감사위원의 갈등설이 유력하게 등장한다. 원칙을 중시하는 최 원장과 현 정부 탈원전 정책의 정당성을 지키려는 감사위원이 부딪히고 있다는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감사원은 이날 이례적으로 참고자료를 내고 “일부 감사위원들을 친여 성향이라고 단정하면서 마치 어떤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감사결과 심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처럼 보도되는 것은 감사결과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릴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위를 앞두고 지난달 21~24일 열린 직권심리에서 감사 대상자가 기존 진술을 뒤집은 것도 감사위 의결을 늦추는 이유라는 분석도 있다. 직권심리에 출석했던 백운규 전 산업통상부 장관은 앞서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감사 초기에 피감사자들이 기억이 정확하지 않은 채로 진술한 부분이 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사실과 달라서 직권심리에서 이를 바로잡았다”고 했다. 피감사자들의 진술 번복으로 감사보고서의 논리가 흔들려 보고서 의결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이날 '월성 1호기 감사위' 속개 일정을 정하지 않았다. 오는 15일 열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감 준비를 위해서다. 지난 7월 열린 국회 법사위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정치적으로 편향됐다”, “사퇴하라”며 최 원장을 강하게 압박했다. .

 
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 7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계획을 비판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 7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계획을 비판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감사원은 감사위 속개 일정을 16일 논의한다.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의 상징이 된 월성 1호기에 대한 어떤 감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후폭풍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가 부적절했다는 감사 결과가 나올 경우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절차적 정당성은 흔들리게 된다. 
 
감사원 관계자는 “의결이 돼도 문서작업 등의 후속 작업이 필요하다. 감사를 청구한 국회에 결과를 송부하면서 그때 언론에도 동시에 공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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