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옵티머스 핵심 인물 출국금지···"이미 중국 밀항했을 것"

중앙일보 2020.10.13 18:53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이 굳게 닫혀 있다. [뉴스1]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이 굳게 닫혀 있다. [뉴스1]

검찰이 1조원대의 ‘옵티머스 펀드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공공기관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았던 핵심 인물이 잠적해 검찰이 수배에 나섰다. 중국으로 도피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13일 검찰과 옵티머스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정영제(57) 전 옵티머스 대체투자 대표(전 동부증권 부사장)가 현재 잠적해 검찰이 수배를 내리고 출국금지했다. 검찰은 최근 정 전 대표에 출석을 요청했지만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옵티머스 전직 간부는 “밀항해 중국으로 도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잠적 전인 지난 7월 취재진과 만나 “옵티머스 일을 하기 전에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커피숍을 운영했다”며 중국과의 인연을 밝힌 바 있다.  
  
최근 검찰 수사는 옵티머스 펀드 수탁사인 하나은행을 압수수색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월 말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 등 경영진 5명을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긴 뒤 잠잠하던 옵티머스 수사가 다시 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옵티머스 전직 간부 “밀항해 중국으로 도피했을 것”

 
올해 상반기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 수사 당시에서 정영제 전 대표는 옵티머스가 공공기관 자금을 끌어들인 핵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재판에 넘겨지지는 않았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로 특수부(현 반부패수사부) 출신 검사들이 투입돼 정관계 로비 의혹이 집중적으로 다뤄지면 정 전 대표는 다시 수사를 받을 수도 있다. 특수부 출신 현직 검사는 “로비 의혹은 자금 출처 조사와 함께 주변 관계인 압박을 통해야 진술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옵티머스는 신탁계약서에 투자대상 자산을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기재했다. 이후 하나은행에 4개가 특수목적법인(SPC)이 발행한 사채를 인수하도록 하나은행에 지시했다. SPC는 지난 7월 구속기소 된 옵티머스 2대 주주 이모씨가 만들었다. 하지만 이씨가 세운 SPC는 펀드 자금을 대부업체와 부동산컨설팅업체 등 위험자산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문이 닫혀있다. [연합뉴스]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문이 닫혀있다. [연합뉴스]

정 전 대표는 옵티머스가 공공기관인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으로부터 자금 투자를 받기까지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2017년 5월 190억원에 불과했던 옵티머스 펀드 잔액은 전파진흥원 투자를 받은 이후 2018년 3월 1500억원대로 치솟기 시작하더니 올해 4월 5500억원대 규모가 됐다. 투자 마중물 역할을 한 셈이다.
  
국회 자료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인 전파진흥원은 2017년 6월 5일 대신증권을 통해 옵티머스 레포펀드 1호에 72억5000만원을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 3월 22일까지 모두 748억원의 기금을 투자했다. 
 
그러다 상급 기관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감사를 받고 투자를 철회했다. 당시 전파진흥원의 옵티머스 투자는 투자 자산이나 운용 방식, 기대 수익률 등을 따져보지도 않고 계약서 없이 투자금이 집행돼 정관계 로비 의혹이 일었다.  
 

정영제, 전파진흥원 투자 사건으로도 수사받았지만 무혐의 처분 

  
정한근 전파진흥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판매사를 보고서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며 “운용사 관련은 알지 못했기 때문에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고 답했다. 전파진흥원이 수사를 의뢰한 사건은 2018년 10월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에 배당됐지만 이듬해 무혐의로 종결됐다. 당시 전파진흥원은 투자액 748억원을 모두 회수한 상태라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까지 검찰이 수사를 확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도 이날 국정감사장에서 “정영제를 만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NH증권은 옵티머스 사모펀드 판매 잔액 5151억원 가운데 84%인 4327억원을 팔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다만 정 대표는 “정영제는 2014년 4월 본인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관련 상담을 요청해 만났다”며 “해당 물류센터 PF건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마무리됐다”고 해명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