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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3수칙 안됐는데 완화…확진 세자릿수 '집담감염' 경고

중앙일보 2020.10.13 16:20
13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산했던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 조치로 시민들의 발걸음이 늘고 있다. 뉴스1

13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산했던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 조치로 시민들의 발걸음이 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3일 0시 기준 102명으로 늘며 엿새 만에 다시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방역 수칙이 충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거리두기를 1단계로 완화하는 바람에 '집단감염'이 재유행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방역 수칙 3가지 충족 안됐는데 ‘완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시민들의 도서 구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13일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시민들이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시민들의 도서 구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13일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시민들이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스1

 
13일 방역 전문가들은 정부의 거리두기 1단계 완화 조치가 스스로 설정한 단계별 기준을 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지난 6월 발표한 ‘방역수칙 단계별 전환 참고지표’에 따르면 거리두기 1단계는 ▶일일 확진자 수 50명 미만(지역사회 환자 중시) ▶감염경로 불분명 사례 비율 5% 미만 ▶방역망 내 관리 비율 증가 또는 80% 이상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9월 27일부터 10월 10일까지 지난 2주간 국내 발생 확진자 수 평균은 59.4명이었다. 감염 경로 불분명 사례 비율도 19%대를 유지하고 있고 방역망 내 관리 비율도 여전히 80% 미만으로 세 기준 모두 충족하지 못했다. 하지만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같은 지적을 무릅쓰고 지난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단계로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14일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5단계에서 2단계로 하향한 데 이어 다시 1단계로 완화한 것이다.    
 
추석과 한글날 연휴 이후 최대 14일에 이르는 코로나19의 잠복기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최근 확진 사례에서 추석 연휴 발 코로나19 연쇄 감염이 어린이집과 공부방, 교회 수련회까지 번지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이날 대전 지역 친인척 추석 모임과 관련된 확진자는 어린이집 원생과 교사, 그 가족 등 15명을 포함해 모두 27명으로 늘었다.  
 

‘거리두기 느슨→집단감염’ 반복

지난 8월 1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1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지난 5월과 8월에도 거리두기를 느슨하게 했다가 ‘집단 감염’을 불렀다. 정부는 5월 5일 한 달 동안 이어지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바꿨지만 곧장 이태원 클럽ㆍ쿠팡 물류센터 발 집단 감염이 발생한 바 있다. 연쇄 감염이 이어지자 정부는 같은 달 29일부터 6월 14일까지 2주간 다시 ‘강화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수도권 방역을 강화했다.
 
거리두기 1단계가 적용되던 지난 8월에도 사랑제일교회ㆍ광화문 집회 발 대규모 감염이 일어났다. 정부는 결국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8월 16일 수도권 내 2단계에 준하는 1.5단계 ▶8월 19일 수도권 내 2단계 ▶8월 23일 전국 2단계 ▶8월 30일 수도권 내 2.5단계 등 연이어 격상했고 그제서야 감염 불씨를 잡았다.
 

경제+방역 다 잡으려다 보니 어정쩡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의 이번 거리두기 완화에 대해 “자영업자나 국민 입장에서 환영할 만하지만 이번 주말까지 상황을 보고 발표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단계로 낮추는 동시에 노래방이나 클럽, 대형 학원 등 고위험시설에 대한 집합금지가 한 번에 해제됐는데 업종별ㆍ위험도가 높은 순서로 차례로 내리는 등의 세분화된 조치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추석과 한글날 연휴 이후 잠복기가 지나지 않았고 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도 많다”며 “경제와 방역을 모두 잡겠다고 정부가 어정쩡하게 방역을 한 것 같다. 불씨는 항상 내재해 있다”고 말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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