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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무기 과시하던 北, '80일 전투' 재래식 주민동원

중앙일보 2020.10.13 11:42
지난 10일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미사일 등 무력 과시에 나섰던 북한이 경제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자며 주민 동원을 강조하고 나섰다.  
 

박봉주 "남은 80일 중대한 시기"
'경제 계획 실패' 메우기 나서
노동신문 등도 주민동원 총력전
김정은 3번째 '전투'식 동원 반복

박봉주 북한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 12일 평양시군민연합집회에서 '80일 전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박봉주 북한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 12일 평양시군민연합집회에서 '80일 전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노동신문등 북한 매체들은 13일 전날 평양에서 열린 군민연합지회에서 “올해의 마지막 80일은 우리(북한) 혁명 발전에서 매우 중대하고 책임적이며 관건적인 시기”라고 한 박봉주 국무위 부위원장의 언급을 강조해 소개했다. 내각 총리 출신의 박봉주 부위원장은 북한의 경제를 총괄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의 ‘80일’ 발언은 북한이 지난 5일 당 정치국 회의에서 결정한 ‘80일 전투’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노동신문은 “전진하는가 답보하는가, 이는 곧 삶과 죽음, 승리와 패배를 판가름하는 운명적 문제”라는 정론을 냈다. 당창건 행사의 여세를 몰아 ‘80일 전투’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북한은 주요한 시기마다 ‘00일 전투’라는 식의 주민 총동원 운동을 해 왔는데, 연말까지 남은 80일 동안 노동력을 최대한 동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당대회나 장기 경제계획이 미진할 경우 노동력 총동원을 의미하는 ‘전투’를 벌여 왔다”며 “북한이 2016년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에 차질이 예상되자 계획과의 격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주민 동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북한이 12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주민 결속을 다지는 군민연합집회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연합뉴스]

지난 북한이 12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주민 결속을 다지는 군민연합집회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연합뉴스]

 
역대로 북한은 13차례의 '주민동원 전투’를 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에만 2016년 70일 전투ㆍ200일 전투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2012년 4월 김 위원장이 “더이상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겠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은 2016년 제7차 당 대회에서 높은 수준의 경제건설 목표들을 제시했지만 이 목표들은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강화된 대북제재를 고려하지 않고 설정한 것”이라며 “여기에 코로나19, 수해와 태풍 피해가 겹치며 계획 수행에 심각한 차질을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허리띠 죄기'식 노력동원의 효과에 대해선 회의론이 우세하다. 임 교수는 “과거와 같은 노력 경쟁은 주민들의 피로감을 키우고, 생산활동에 대한 충분한 동기를 유발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며 “단기적인 목표에만 매달린 총력전 방식으로 경제를 운영할 경우 중장기적인 경제계획 수행에도 적지 않은 부작용이 노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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