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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소 비행체' 막아라, 경호원들 시진핑 머리위만 지켜본다

중앙일보 2020.10.13 10:40
중국 당국이 최근 들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국내 시찰 중 경호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부분은 어디일까. 바로 시 주석의 머리 위 ‘저만소(低慢小) 비행물체’라는 관측이 나와 주목을 끈다.
  

시진핑 경호 핵심 체크 대상
저공으로 느리게 나는 작은 비행물체
14일 선전특구 40주년 행사 앞두고
무인기 테러에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
광둥성 둥관과 중산도 ‘저만소’ 금지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2년 12월 초 선전을 방문해 덩샤오핑 동상에 헌화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2년 12월 초 선전을 방문해 덩샤오핑 동상에 헌화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중국 관영 신화사(新華社)는 12일 시진핑 주석이 오는 14일 오전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에서 열리는 ‘선전경제특구 건립 40주년 경축대회’에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중국 공안(公安)은 이미 철저한 경호 태세에 들어간 상태다.
 
시 주석의 발길이 예정된 광둥성 곳곳에 대한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으며 특히 시 주석의 방문이 확실해 보이는 선전의 롄화산(蓮花山)공원은 이미 폐쇄돼 특별 관리에 들어갔다. 롄화산공원에는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 동상이 있다.
 
지난 2018년 10월 광둥성 선전시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시간은 곧 금전, 효율은 곧 생명’이라는 문구 앞에서 수행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지난 2018년 10월 광둥성 선전시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시간은 곧 금전, 효율은 곧 생명’이라는 문구 앞에서 수행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시 주석의 수행원들이 묵을 저우지(洲際)호텔은 12일부터 3일간 폐쇄 관리에 돌입하며 인근 상가도 같은 기간 문을 닫는다. 올해 특히 눈에 띄는 건 광둥성 공안이 곳곳에 ‘비행금지령(禁飛令)’을 발동했다는 점이다.
  
12일 홍콩 명보(明報)의 보도에 따르면 광둥성 공안은 시 주석의 방문이 예상되는 지역에 대해 ‘저만소 비행물체’ 금지령을 내렸다. 저는 저공(低空), 만은 만속(慢速, 느린 속도), 소는 소형(小型)을 가리킨다.
 
중국 공안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근 국내 시찰 때 무인기 등 저속으로 느리게 나는 소형 비행체를 띄우는 것에 대한 전면 금지령을 내리며 상공에서의 테러에 각별히 주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중국 공안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근 국내 시찰 때 무인기 등 저속으로 느리게 나는 소형 비행체를 띄우는 것에 대한 전면 금지령을 내리며 상공에서의 테러에 각별히 주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즉 저속으로 느리게 나는 작은 비행물체를 띄워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여기엔 무인기 등이 포함된다. 선전시 경우엔 11일부터 17일까지 시의 전 지역에서 회사나 조직, 개인 모두 ‘저만소 비행물체’의 사용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꼭 필요하다면 군대와 민항공중관제부문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선전시 상공을 봉쇄하는 것으로 둥관(東莞)과 중산(中山)시에서도 같은 조치가 취해졌다. 둥관은 아예 10월 한 달, 중산은 10일부터 20일까지 비행금지령을 내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8년 10월 24일 광둥성 선전시를 방문해 개혁개방관을 참관하며 수행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8년 10월 24일 광둥성 선전시를 방문해 개혁개방관을 참관하며 수행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시 주석 경호에 있어 무인기를 이용한 테러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인 것이다. 시 주석이 14일 행사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도 주목된다. 미·중 대결로 직격탄을 받고 있는 화웨이(華爲)와 텐센트(騰訊) 등 중국 첨단기술 회사들의 본사가 선전에 있기 때문이다.
  
선전은 1980년 8월 26일 경제특구로 지정된 이후 지난 40년 동안 중국이 서방을 배우는 전초 기지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중국이 서방을 초월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는 임무를 선전이 안게 될 전망이다.
 
1980년 8월 26일 경제특구로 지정된 선전은 지난 40년 동안 서방을 배우는 전초 기지 역할을 해 왔다. 앞으로 임무는 서방을 뛰어넘는 새로운 사회주의 모델 건설이다. [중국 바이두 캡처]

1980년 8월 26일 경제특구로 지정된 선전은 지난 40년 동안 서방을 배우는 전초 기지 역할을 해 왔다. 앞으로 임무는 서방을 뛰어넘는 새로운 사회주의 모델 건설이다. [중국 바이두 캡처]

이와 관련 중국 당국은 11일 밤 ‘선전의 중국특색사회주의 선행시범지역 건설 종합개혁 실시방안’을 발표했다. 선전에 보다 많은 자율권을 부여해 선전이 서방의 자본주의 사회를 능가하는 새로운 사회주의 시범지역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바람이 깃든 주문이다.
 
시 주석의 14일 연설 초점도 여기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2012년 11월 당 총서기에 취임한 지 얼마 안 된 12월 초 선전을 방문해 중국 개혁·개방의 지속을 강조한 바 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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