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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조두순 복도식 아파트 사는데, 100m 초소 무슨 소용"

중앙일보 2020.10.13 06:03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성폭력사건 가해자 석방 관련 피해예방 대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성폭력사건 가해자 석방 관련 피해예방 대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현재 경찰청과 법무부, 안산시의 매뉴얼대로라면 피해 예방에 틈이 생길 것이라며 수십 가지의 범죄 가능성에 대한 시나리오를 요청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성폭력 사건 가해자 석방 관련 피해예방 대책 간담회’를 열어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의 출소가 두 달 남짓 남아 피해자와 그 가족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불안과 우려가 크다. 피해 예방과 종합적인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입법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행정력을 총동원해 시민 보호에 빈틈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법무부의 조두순 지정보호감찰관 배치와 외출제한 명령, 안산시의 전담 감시와 CCTV 설치 등을 대책으로 제안했다.
 
이어 “아동 성폭행범 등 흉악범은 확실하게 격리 차단하고 아동 성폭행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한 법률적 장치를 만들어 시행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비공개 간담회 도중 조두순이 거주할 예정인 주거 형태에 걸맞는 세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이 대표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
 
실제 이 대표는 이날 비공개회의에서 경찰이 조두순 주거지 인근 100m에 초소를 세워 조두순을 관리한다는 보고를 듣고 이런 문답이 이어졌다고 한다.
 
복도식 아파트 내 엘리베이터나 복도에서 조두순을 마주친 후 위험한 상황에 부닥칠 경우 대책이 없어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없다는 것이 이 대표의 지적이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비공개로 진행된 논의 내용을 공개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경찰 보고만 보면 조씨가 어디 살고 있는지 전혀 안 나왔다”“조씨는 복도식 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초소를 밖에 둔다는데, 조씨 옆집이나 아랫집 또는 엘리베이터에 무슨 일이 생기면 실효성이 없다” “CCTV 달고 100m 초소 밖에서 보고받는다고 해도 신고받으면 일 생기고 난 이후다” 등을 언급하며 꼼꼼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또 강 대변인은 “경찰은 조씨 관리 인력을 충원했는데, 법무부는 증원이 아니라 타 부서에서 재지정해 끌어다 쓴다고 보고해 이 대표가 대책을 마련해 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두순은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고 오는 12월 출소할 예정인데 이후 주소지인 안산으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보호수용제도는 재범 가능성이 큰 특정 범죄자에 한해 형을 마치고 출소하더라도 일정 기간 사회와 독립된 시설에 격리하도록 하는 제도다. 하지만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된다고 해도 조두순에 소급적용하는 것은 힘든 상황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윤화섭 안산시장과 안산을 지역구로 둔 전해철·고영인·김남국 의원 등도 참석했다. 윤 시장은 “피해자의 삶의 터전으로 다시 온다는 것은 조두순이 자신의 끔찍한 범죄에 일말의 반성은커녕 조금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해철·고영인 의원과 윤 시장은 회의에서 피해자 지원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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