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스크 대신 허리에 맨다, 코 밑 공기 90% 소독해주는 장치

중앙일보 2020.10.13 06:00
지난 8월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무회의장에 관계자들이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비말 차단 투명 칸막이를 설치하고 있다. 투명 칸막이와 공간 전체 환기보다는 개인별로 착용할 수 있는 환기시스템이 더 효과적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무회의장에 관계자들이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비말 차단 투명 칸막이를 설치하고 있다. 투명 칸막이와 공간 전체 환기보다는 개인별로 착용할 수 있는 환기시스템이 더 효과적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공기를 통해 전파될 수도 있다는 증거가 쌓이면서 실내 환기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했다.
 

실내 전체에 바깥 공기 불어넣기보다
개인 코·입에 직접 깨끗한 공기 공급
덴마크 전문가, 웨어러벌 시스템 제시

건물 전체에 대한 환기보다는 개인에게 직접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개인 휴대용 환기장치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덴마크 공과대학의 국제 실내환경·에너지센터 소속인 아르센 K. 멜리코프 박사는 최근 '빌딩과 환경' 저널에 기고한 논문에서 "실내에서 코로나19의 공기 전파를 줄이기 위해서는 환기 패러다임을 공간 중심에서 거주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멜리코프 박사는 "일반적인 실내 환경에서 감염자와 노출된 사람 사이에는 최대 1.5m 거리까지 단거리 노출이 발생하는데, 이는 감염자와 1.5m 이상 떨어졌을 때의 장거리 노출보다 위험이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점유 공간에 실외 공기 공급을 늘리면 장거리 노출 위험을 줄일 수 있겠지만, 단거리 노출을 줄이는 데는 효과가 크지 않다"라며 "건물에 부착된 환기 시스템을 분리된 환기 시스템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공간 환기와 전체 환기 시스템의 비교. 자료: 덴마크 공과대학

공간 환기와 전체 환기 시스템의 비교. 자료: 덴마크 공과대학

창문 팬이나 소형 독립형 공기 조화 장치, 휴대용 장치 등을 설치해 개인에게 직접 깨끗한 공기를 공급하는 양을 늘리면 코로나19 감염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멜리코프 박사는 특히, 헤드셋이 설치된 개인용 환기장치를 제안했다.
사무실이나 회의실 등에서 개인이 착용하고 돌아다닐 수 있는 웨어러블(wearable) 환기 시스템인 셈이다.
 
사용자는 벨트에 작은 상자를 착용하게 되는데, 상자에는 팬이 부착돼 주변 공기를 흡입한다.
흡입된 공기는 상자 안에서 고효율 필터로 바이러스 입자를 걸러내고, 자외선으로 소독까지 하게 된다.
 
이렇게 소독한 공기는 헤드셋의 마이크 주변에 설치된 작은 상자로 보내지며, 노즐을 통해 사용자의 입과 코 주변으로 직접 공급된다.
사용자가 내쉰 공기는 다시 상자로 빨아들여 소독하게 된다.

개인이 착용하는 웨어러블 환기 시스템.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개인이 착용하는 웨어러블 환기 시스템.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 웨어러블 환기 장치는 내쉬는 공기의 80%를 수집하고, 호흡에 필요한 공기의 최대 90%까지 소독해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멜리코프 박사는 "환기 횟수가 시간당 3.46회인 회의실에서 10명이 개인 환기 장치를 착용하고 회의를 진행하면 환기 횟수가 시간당 8.64회로 상승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개인화된 환기를 통해 훨씬 적은 에너지 소비로 코로나 19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도 마스크 착용 없이 실내에서 근무하거나 회의를 진행할 수 방법이 생긴 셈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