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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 날린 농어촌공…야당 “전화상담 뒤 결정된 이상한 투자”

중앙일보 2020.10.13 00:02 종합 4면 지면보기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융위가 옵티머스자산운용에 편의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 했다. 오종택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융위가 옵티머스자산운용에 편의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 했다. 오종택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12일 국정감사에서는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의 정치권 연루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농해수위의 피감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가 사내근로복지기금 30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경위를 추궁했다. 사건의 핵심 인물로 주목받는 전 청와대 행정관 이모(36·변호사)씨가 민정수석실 발탁(2019년 10월) 전에 농어촌공사의 비상임 이사로 2018년 6월부터 일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이씨는 구속기소된 윤모(43) 옵티머스 이사의 부인이다.
 

농어촌공 비상임 이사 일한 변호사
청와대 행정관 발탁 뒤 계약 체결
남편은 구속기소된 옵티머스 이사
공사 측 “금융기관 믿고 투자한 것”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농어촌공사 사내 근로복지기금 이사회는 지난 2월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한 NH투자증권의 투자 제안서가 도착한 당일 바로 회의를 열어 투자를 승인했다. 이 제안서는 기한을 2주 이상 넘긴 지난 2월 27일 제출된 것이었다고 한다. 이 의원은 “전화로 구두 약속을 받고선 이사회를 열어 투자를 결정했다”며 “약관이 허구라는 것이 금방 보이는데 정말 이상한 투자”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농어촌공사의 투자 승인이 이 전 행정관이 비상임이사직을 사임하고 청와대 민정수석실로 발탁된 지 4개월여 만에 일어났다는 점을 지적하며 ‘권력형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인식 농어촌공사 사장은 “내부적인 (투자) 기준이 있지는 않다. 금융기관(NH투자증권)을 믿고 투자한 것”이라며 “(수익률을) 2.8%로 안정되게 해준다는 걸 여러 차례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이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한국농어촌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한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오종택 기자

이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한국농어촌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한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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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에서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위에 (옵티머스와 관련된) 힘 있는 누군가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2017년 최대주주 변경(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양호 전 나라은행장) 서류 접수를 놓고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와 금융위 자산운용과 직원이 나눈 전화 통화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녹취록에서 금융위 직원은 김 대표에게 “(서류를) 갖추시면 한 5시까지 오실 수 있으세요? 그 서류를 갖고 오실 때 공문과 신청서의 날짜를 오늘 날짜로 부탁드립니다” 등의 안내를 한다. 강 의원은 이를 근거로 “금융위가 이렇게 편의를 봐주는 건 있을 수 없는 이례적인 일”이라며 “양호 전 행장이 (고교 동문인)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통해 금융위 쪽에도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은 위원장은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해당 직원을 ‘자산운용과장’이라고 한 강 의원의 주장에 대해 “과장이 아닌 직원이다. 당시 담당 과장은 직접 접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감독원이 옵티머스 자산운용의 재무건전성 미달 관련 조치를 하면서 다른 운용사보다 두 배의 기간을 들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유의동 의원실에 따르면 금감원이 옵티머스의 자기자본 미달 관련 검사를 끝낸 날(2017년 8월 30일)로부터 이에 대한 ‘적기 시정조치 유예안’을 금융위 정례회의에 상정한 날(12월 20일)까지 소요한 기간은 총 112일이다. 이는 2015년 이후 다른 자산운용사의 자기자본 미달 관련 평균 처리 기간(58.5일)의 약 2배라는 것이다. 유 의원은 “금감원이 옵티머스 운용에 과도한 기간을 부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한 정황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며 “수사당국은 사실 여부를 명확하게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환·강광우·김홍범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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