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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피격 이어 옵티머스 불똥까지 튄 농해수위

중앙일보 2020.10.12 20:20

“옵티머스 이사 아내가 비상임 이사를 역임했으니 (펀드를 산 과정이) 이해되지 않나.”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

“대한민국에 어떤 행정관이 직전 근무회사에 전화해서 사모펀드를 사달라고 얘기할 수 있겠나.”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1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선 여야 의원들 간 열띤 사모펀드 공방이 펼쳐졌다. 피감 기관 중 하나인 한국농어촌공사가 옵티머스자산운용 관련 펀드에 사내근로복지기금 30억원을 투자했다 손실을 본 일과 관련해서다. “왜 이런 비정상적인 투자가 일어났을까 생각했다”는 이 의원에게 김 의원은 “상식적으로 판단하면서 합리적인 의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이날 농해수위 국감은 “조용히 지역 현안을 챙기기 좋은 곳”(민주당 보좌진) 이라는 기존 인식과 정반대 풍경이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오전 “권력형 게이트”라고 규정한 옵티머스 사태가 공방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여야 의원들의 팽팽한 기싸움이 벌어졌다. 지난달 북한에서 피격당한 공무원의 소속 부처(해양수산부) 역시 농해수위 감사 대상이다. 공무원들 사이에선 “지역 현안·민원 중심이었던 농해수위가 이렇게 주목 받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농식품부 관계자)는 말이 나왔다.
 
한국농어촌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법인 사측 관계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한국농어촌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출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한국농어촌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법인 사측 관계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한국농어촌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출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 측은 이날 올해 6월까지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 근무하면서 옵티머스 지분 약 10%를 차명으로 보유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모(36·변호사) 전 청와대 행정관 관련 의혹에 공세를 집중했다. 이 전 행정관이 2018년 6월부터 농어촌공사의 비상임 이사로 일한 점이 공사 차원의 투자 손실과 관련이 있다며 “사모펀드의 기본 구조 조차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직원 돈을 30억원이나 투자한 것은 분명히 외압 때문”(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인식 농어촌공사 사장은 “이씨의 영향은 전혀 없었다”는 답을 반복했다.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북한 해역 피격 사건을 둘러싸고도 여야는 치열했다.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이 “지난 8일 김홍희 해경 청장과 윤성현 수사정보국장이 진실과 상반된 증언을 했다. 농해수위 차원에서 위증 혐의로 고발해야 한다”며 선공을 날렸다. 민주당 최인호 의원은 “야당이 농해수위 국감장을 자꾸 정쟁의 장으로 전락시키는 데 유감”이라고 방어막을 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날이 무뎌졌다는 평가를 받는 이번 국감에서 처음 나온 위증 고발 논란 장면이었다. 
 
농해수위 국정감사 주요 현안.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농해수위 국정감사 주요 현안.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여야 농해수위원 사이 긴장은 국감 첫날인 지난 7일부터 최고조였다. 피격 해수부 공무원 A씨의 친형 이래진(55)씨를 증인으로 채택하자는 야당의 요구를 여당 간사인 서삼석 민주당 의원이 거절하면서 국감 시작이 40분 이상 지연됐다. 이후 ▶대통령 양산 사저 농지 위법 논란 ▶해경 청장 위증 여부 ▶옵티머스 펀드 투자 경위 등 굵직굵직한 사건이 잇따라 딸려나왔다.
 
7일 주은기 삼성전자 부사장, 양진모 현대자동차 부사장 등 국내 1,2위 대기업 주요 임원을 비공개 간담회에 부른 것도 농해수위였다.
 
수적 열세에 몰린 야당의 투지가 농해수위에서 그나마 발현됐다는 평가다. 여야는 13일 농촌진흥청 등 농식품부 산하기관 감사를 진행한다. 종합감사는 오는 23일이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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