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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판 구하라 사건…"32년만에 나타난 생모, 연금 가로챘다"

중앙일보 2020.10.12 17:21

“하루하루 지옥 같습니다. 그런데 32년 만에 생모라고 나타난 여자가 제 동생의 명예와 권리를 반으로 나눠가는 거에 대한민국 정부와 인사혁신처가 인정해주었습니다. 그 여자는 권리가 없습니다. 유족도 아닙니다. 나누어야 하는 이유를 저에게 납득을 시켜주세요.”

 
지난해 1월 순직한 소방관 강한얼씨의 언니 강모씨가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떨리는 목소리로 국회의원들과 인사혁신처장 앞에서 호소했다. 순직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공무원 유족연금이 수급자격이 없는 가족에게 지급되는 사례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황서종 인사혁신처장(왼쪽)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인사혁신처,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 앞줄부터 황 처장, 박제국 소청심사위원장, 박출란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김우호 인사혁신처 차장, 정남준공무원연금공단이사장. 뉴스1

황서종 인사혁신처장(왼쪽)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인사혁신처,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 앞줄부터 황 처장, 박제국 소청심사위원장, 박출란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김우호 인사혁신처 차장, 정남준공무원연금공단이사장. 뉴스1

이날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행정안전위원장은 이날 강씨를 국감 참고인으로 부른 배경에 대해 “세상을 떠나고 순직 공무원으로서 재해 보상 그리고 공무원 유족연금 관련한 수급 과정에서의 문제점이 있어서 지적하고 고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고(故) 구하라씨의 유산을 둘러싼 친모와 오빠 간 법적 다툼과 유사해 ‘전북판 구하라 사건’으로 불린다.  
 
이에 대해 김우호 인사혁신처 차장은 “민법을 준용하고 있어서 법정상속인인 부모가 받는 형태라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서 위원장은 “공무원재해보상법에 따르면 유족이란 ‘사망할 당시 부양하고 있던 사람들’”이라며 “친모라는 사람은 고 강 소방관이 부양하고 있던 사람이 아니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가 어릴 때 양육비도 주지 않고, 아이가 부모를 그리워할 때 옆에 있지도 않은 사람이 공무원이 순직할 때 유족연금을 일시불로 수천만원 찾아가기도 했고 앞으로 나올 연금도 매달 받아가는 상황”이라며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언니 강씨는 “너무 뵙기 힘든 분이라서 감히 한마디를 드리겠다”며 마지막 발언을 요청했다. 그는 “제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다. 저와 같은 일을 겪고 있을 유족들이 있어서 말씀드린다”며 “유족 급여금 액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권리를 나눠야하는 유족의 고통을 생각해 다시 검토해주셨으면 정말 좋겠다”고 촉구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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