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日국제금융도시 당연히 도쿄? 오사카·후쿠오카와 3파전 됐다

중앙일보 2020.10.12 16:27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역점 사업으로 내세운 '국제금융도시' 구상을 두고 도쿄와 오사카, 후쿠오카 세 도시가 경쟁에 나섰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2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도쿄 중점 지원'이라는 그동안의 방침에서 '도시별 경쟁 후 선택'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그동안 금융 허브라는 꿈을 키워온 지역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스가, 도쿄 집중지원에서 '도시별 경쟁'으로
'금융 허브' 노리는 오사카, 후쿠오카 나서
"도쿄증권거래소 먹통 사태가 영향" 분석도

9일 일본 도쿄에서 우산을 쓴 시민이 닛케이225지수를 보여주는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9일 일본 도쿄에서 우산을 쓴 시민이 닛케이225지수를 보여주는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가 총리는 지난 5일 닛케이와 인터뷰에서 "해외로부터 금융 인재를 끌어들이면 시장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도쿄의 발전을 기대하지만, 다른 지역에도 금융 분야를 향상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 이외의 도시를 국제금융도시로 키울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이다. 
 
이와 함께 "금융기관 유치를 위한 세제상 조치와 재류 자격 완화, 행정의 영어 대응 등에 대해 국가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연말까지 마련될 내년도 세제 개정안에서 고도의 지식을 가진 외국인 인재의 소득세나 상속세, 외국 기업의 법인세를 낮추는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한다. 
 
특히 보안법 발효 이후 홍콩을 떠나려는 해외기업을 끌어들이기 위해 과세소득 1000만엔(약 1억 90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에게 부과되는 소득세 세율(33%)을 홍콩(17%)이나 싱가포르(15%)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달라지는 세율은 도쿄뿐 아닌 일본 전국에 적용된다. 닛케이는 스가 정부가 도쿄를 집중적으로 지원해 국제금융의 거점으로 만들려는 기존 방침에서 규제 완화로 같은 '판'을 깔아준 후 추후 성과를 올리는 도시를 선택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도쿄증권거래소 '다운' 여파?

도쿄도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지사가 취임한 지난 2016년부터 국제금융도시를 핵심 성장전략으로 내세우며 관련 제도 정비를 해 왔다. 도쿄는 현재 국가전략 특구로 지정돼 외국인의 체류 자격과 관련한 특례 조치 등 국제금융 도시와 관련된 혜택을 받고 있다.
지난 2일 일본 도쿄증권서래소의 대형 스크린 앞에서 취재진이 촬영을 하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전날인 1일 시스템 문제로 거래가 전면 중단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일 일본 도쿄증권서래소의 대형 스크린 앞에서 취재진이 촬영을 하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전날인 1일 시스템 문제로 거래가 전면 중단됐다.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영국 싱크탱크인 제트엔(Z/Yen) 그룹이 지난 9월 발표한 국제금융중심도시 순위에 따르면 1~3위는 뉴욕, 런던, 상하이 였고 도쿄는 4위에 머물렀다. 높은 세율, 언어 장벽 때문에 생활하기 불편하다는 점 등 과거부터 도쿄의 걸림돌로 꼽히던 문제들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일 발생한 도쿄증권거래소의 거래 중단 사태가 스가 정부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과거에도 도쿄증권거래소에서 거래 중단이 일어난 적이 있으나 하루 종일 먹통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본 주요 언론들에서 "국제 금융 허브 구상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오사카·고베 지역을 금융 허브로"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금융 허브에 관심을 두고 있던 오사카와 후쿠오카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오사카부 지사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국제금융도시로서 지위를 확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오사카가 아시아 금융도시의 중심을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 [지지통신]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 [지지통신]

 
오사카의 전략은 금융사인 SBI그룹과 연계하는 방안이다. SBI는 최근 홍콩 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오사카·고베 지역을 금융도시를 키우겠다는 오사카부의 계획에 동참하기로 했다. 기타오 요시타카(北尾吉孝) SBI그룹 회장은 지난 5일 스가 총리와 면담하며 이같은 구상을 전달하고, 세제 조정 및 비자 취득 절차 간소화를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와 근접성' 내세운 후쿠오카

후쿠오카시와 현지 기업들도 지난달 외국계 금융기업 유치를 목표로 한 추진 조직인 '팀 후쿠오카'를 만들었다.
 
후쿠오카는 아시아 각국과의 지리적 근접성을 가장 큰 강점으로 내세운다. 정부의 세제 혜택과 더불어 지방 정부 차원에서 영어로 대응할 수 있는 시설 확대를 추진하는 등 자체 계획을 마련해 경쟁 대열에 합류한다.
 
후쿠오카는 일본의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팀 후쿠오카'의 회장은 아소 부총리의 동생인 아소 유타카(麻生泰) 규슈 경제연합회 회장이 맡았다.
 
결국 도쿄가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강하지만 아직 경쟁의 향방은 알 수 없는 상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수도 집중'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현 상황이 '국제금융도시' 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닛케이는 내다봤다. 
 

관련기사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