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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1단계 첫날, 점심 노래방 12팀 "집콕 스트레스 푼다"

중앙일보 2020.10.12 16:00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1단계로 완화한 첫날인 12일 정오쯤 서울 종각의 모습. 이태윤 기자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1단계로 완화한 첫날인 12일 정오쯤 서울 종각의 모습. 이태윤 기자

“QR코드 찍어 주시고, 체온 재겠습니다.” 

거리두기 1단계 첫날 노래방·학원 가보니
종로 어학원 오전에만 90명 등록
"문 열었을 때 바짝 공부해 점수 딸래요"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1단계로 완화한 첫날인 12일 정오쯤 서울 종각역 근처 한 코인 노래방에는 커플 1팀과 20대 남성 1명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체온 측정에 응했다. QR코드 인증도 잊지 않았다. 노래방 아르바이트생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벌써 12팀의 손님이 왔다”며 “거리두기 2단계 이전에는 보통 8팀 정도 방문했는데, 손님이 외려 늘었다. 노래방 문 열기를 좀 기다린 것 같다”도 말했다. 
 
혼자 코인노래방을 찾은 이모(23) 씨는 “취업 준비를 하려고 근처 스터디 카페에 왔는데 시간이 남아서 들렀다”며 “요새 갇혀 있는 기분이라 스트레스를 좀 받았는데 오랜만에 소리나 실컷 지르다 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의 다른 24시간 노래방도 영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 보니 직원이 노래방 기계를 점검하고 있었다. 주인 김모 씨는 “두 달 만에 문을 열었다”며 “마음 같아서는 11일 정부 발표 나자마자 열고 싶었는데 오랜만에 영업을 하다 보니 기계가 잘 작동할지 걱정돼 일단 오전에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기존 2단계에서 1단계로 조정된 12일 서울의 한 코인노래방에서 손님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뉴스1

전국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기존 2단계에서 1단계로 조정된 12일 서울의 한 코인노래방에서 손님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뉴스1

 
“손님이 좀 왔냐”는 기자 질문에 그는 “월요일 낮이라 아직 한 팀도 없었다”면서도 “그래도 문을 닫으면 무조건 0팀인데, 문을 열면 희망이라도 있지 않냐”고 답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2일 1단계로 완화되면서 전국의 ▶클럽 등 유흥주점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 주점 ▶헌팅 포차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 공연장 ▶실내집단운동(격렬한 GX류) ▶대형학원(300인 이상) ▶뷔페 등 10개 시설이 영업을 시작했다. 
 
대형학원도 모처럼 활기를 찾았다. 12일 오후 1시 30분쯤 서울 종로구에 YBM 어학원에는 10월 비대면 영어 강의와 토익 등을 신청하려는 학생들로 붐볐다. 학생들은 학원 입구에서 기계로 체온을 측정한 뒤 YBM 자체 애플리케이션으로 신원을 인증한 뒤 입장했다. 앱을 다운받지 않은 방문자는 손으로 명단을 써야 했다.
 
YBM 관계자는 “오전에만 80~90명 정도 학생이 강의 등록을 방문했다”며 “아직 비대면 강의 회차가 남아있는 경우가 많아서 학생이 다 오진 않았지만, 앞으로 차차 비대면 강의를 다시 시작하면 수강생이 훨씬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기존 2단계에서 1단계로 조정된 12일 서울의 한 코인노래방 주인이 가게 앞에 붙은 집합금지 명령서를 떼고 있다. 뉴스1

전국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기존 2단계에서 1단계로 조정된 12일 서울의 한 코인노래방 주인이 가게 앞에 붙은 집합금지 명령서를 떼고 있다. 뉴스1

토익 공부를 위해 학원에 왔다는 김희수(24) 씨는 “지난 9월에 강의를 등록했는데 학원에 직접 온 건 처음이다”고 말했다. 오는 11월 토익 시험을 본다는 최모(26)씨는 “그동안 집에서만 공부해서 갇혀 있는 기분이 들었는데 오랜만에 학원에 오니 기분이 새롭다”며 “아무래도 비대면 수업을 오래 하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졌는데 거리 두기가 완화된 기간에 바짝 공부해서 얼른 점수를 따고 싶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긴 했지만, 수도권은 코로나19 유행을 방역 통제망 내로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측면을 고려해 일부 2단계 조치를 추가로 적용했다. 특히 유흥시설 등 고위험시설 이외에 음식점, 결혼식장, 학원 등 위험도가 높은 16종의 시설을 추가하여 거리 두기와 소독 등 핵심방역수칙을 의무화했다. 
 
거리두기 조정안 비교.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거리두기 조정안 비교.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수도권 방역수칙 의무화 대상 시설은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제과점(150㎡ 이상) ▶워터파크 ▶놀이공원 ▶공연장 ▶영화관 ▶PC방 ▶학원(300인 미만) ▶직업훈련기관 ▶스터디 카페 ▶오락실 ▶종교시설 ▶실내 결혼식장 ▶목욕탕·사우나 ▶실내체육시설 ▶멀티방·DVD방 ▶장례식장 등이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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