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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배달된 의문의 '씨앗 폭탄'…中쇼핑몰 사기행각 드러났다

중앙일보 2020.10.12 15:55
지난 7월 미국 워싱턴에 배달된 정체불명의 씨앗 중 하나. 로이터통신=연합뉴스

지난 7월 미국 워싱턴에 배달된 정체불명의 씨앗 중 하나. 로이터통신=연합뉴스

 
지난 여름 중국에서 미국과 캐나다 등에 배달된 정체불명의 씨앗이 조사 결과 중국 온라인 쇼핑몰이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허위로 보낸 나팔꽃·양배추·장미 등 단순 식물 씨앗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당국이 해당 소포들을 조사한 결과 소포 겉면에 붙어 있는 라벨은 대부분 가짜로, 일부 중국 온라인 쇼핑몰이 허위로 소포를 보낸 뒤 판매량을 늘리는 ‘브러싱 스캠’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SCMP는 자체적으로 이 소포들을 추적해 유효한 등기번호 18개를 확인한 결과 소포들이 올 1월부터 7월에 거쳐 발송됐고, 중국에서 출발한 지 반 년 만에 미국에 도착한 소포도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미국으로 발송된 한 '씨앗 소포'의 모습. EPA=연합뉴스

지난 7월 미국으로 발송된 한 '씨앗 소포'의 모습. EPA=연합뉴스

 
SCMP는 소포 겉면 라벨에 적힌 전화번호로 직접 전화를 해보기도 했다. 전화를 받은 한 남성은 자신이 상하이에서 해외 운송 업무를 맡고 있다며, 소포 내용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 못하며 소포 라벨에 직원들의 전화번호를 적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 남성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류 업무를 맡고 있다면서도 왜 소포에 자신의 전화번호가 적혔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아직 해당 소포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세계 각국의 우정 당국에 이와 유사한 우편물들을 차단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국 농무부(USDA)도 지난 8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것이 ‘브러싱 스캠’(불법 허위거래) 이상을 가리킨다는 어떤 증거도 찾지 못했다”면서 “USDA는 수신자들로부터 ‘씨앗 소포’를 모으고 있으며 내용물이 미국 농업 및 환경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물질을 함유하고 있는지 시험해볼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미국 동식물 검역소(APHIS)는 해당 씨앗이 겨자·나팔꽃·양배추·민트·로즈메리·라벤더·장미 등 최소 14개 종류의 식물 씨앗으로 구성돼 있다고 발표했다.
 
SCMP는 다만 아직 얼마나 많은 씨앗이 배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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