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태백산맥' 조정래 "꼰대라는 악플 많지만…인생은 결국 노력"

중앙일보 2020.10.12 14:26
등단 50주년을 맞은 조정래 작가가 12일 서울 중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뉴스1

등단 50주년을 맞은 조정래 작가가 12일 서울 중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뉴스1

“내 소설에 대한 악플 중에 ‘꼰대’라는 게 많다. 이번에 낸 책에 노력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일부러 그렇게 썼다. 젊은이들이 노력이라는 말을 제일 싫어하지만 인생은 결국 노력이다.”
 

1970년 등단해 올해 50주년 맞아

소설가 조정래(77)가 등단 50주년을 맞았다. 1970년 『현대문학』 6월호에 ‘누명’, 12월호에 ‘선생님 기행’으로 등단한 조정래는 『태백산맥』(1989년 10권) ,『아리랑』(1995년 12권), 『한강』(2002년 10권)의 한국 현대사 3부작으로 대하소설의 이정표를 세웠다. 3부작은 누적 판매량 1500만부를 기록했다. 그는 등단 50주년을 맞아 대하소설 3부작을 개정해 내고, 삶에 대한 사람들의 질문에 답한 『홀로 쓰고, 함께 살다』(해냄)을 출간했다.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조정래는 “등단이 스물 여덟살 때였고 마흔살에 태백산맥을 시작했다. 글을 쓰다가 책상에 엎드려 죽는 것이 소망이라고 30대 때부터 답해왔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했다.
 
그는 글쓰기를 비롯한 삶의 모든 부분에서 치열함을 강조했다. “모든 예술가들은 자기가 만들어낸 예술품을 적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그 잔인한 예술가의 길을 걷기 위해 이전의 작품들을 거들떠 보지도 않고 잊으려 애썼다.” 기존 작품의 인물을 연상시키는 소재나 인물은 다음 작품에서 쓰지 않고, 심지어 이름까지도 완전히 다르게 쓰려고 애썼다는 설명이었다. “작품 속 인물이 하나의 전형성을 확보하고 나면 전부 작가를 괴롭히며 고통을 안겼다”고 말하는 이유다. 자신의 작품 『태백산맥』을 이번 50주년 개정을 위해 31년 만에 다시 펼친 것도 지난 작품을 잊으려는 노력 때문이다. “하지만 개작은 아니고 퇴고 수준이다. 완벽으로 향하는 몸부림일 뿐이다. 다만 앞으로는 또 퇴고할 것 같지 않고, 하고 싶지 않다.”
 
이번에 나온 책은 독자 150여명에게 문학·역사·사회와 인생 전반에 관한 질문을 받아 그 중 105개의 질문에 답한 글을 모았다. “문학보다도 사회적·역사적 질문에 신바람이 나서 답을 했다. 다른 건 대여섯장으로 답을 썼는데 4대 강국이 에워싼 우리의 역사적 운명 같은 질문에 대한 응답은 50장이 되더라.” 그는 “150만에 이르는 친일파를 단죄해야 하고 법을 만들어 이들을 다스려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젊은 독자를 향해 “노력이라는 말을 싫어하는 건 알지만 인생은 결국 모든 분야에서 선의의 노력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조정래는 “‘이거 조정래 작품 아니잖아’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새로운 이야기를 쓸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게 예술가의 기본적 임무다. 소재도 주제도 바꿀 것이다. 인간의 존재와 본질에 대한 문제를 쓴 작품이 2년 후 나올 듯하고 또 3년 후에는 내세에 대한 문제를 쓸 것이다. 이렇게 장편 소설의 인생을 마감하고 단편을 한 50편, 명상적 수필을 대여섯 편 쓰고 인생의 문을 닫을까 한다.”
 
지금도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 조정래는 “내가 박정희 정권을 굉장히 싫어하지만 하나 좋아하는 단어가 ‘초과달성’”이라며 “지금까지 50년동안 계획을 세워 어긋난 적이 한번도 없고 하루도 초과달성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그 치열성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