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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등 돌리는 경합주…"면역 생겼다" 주장도 경고 딱지 받아

중앙일보 2020.10.12 11:1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유권자 수백명을 초청해 대선 유세를 했다. 코로나19에 걸린 이후 첫 대중 행사였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유권자 수백명을 초청해 대선 유세를 했다. 코로나19에 걸린 이후 첫 대중 행사였다.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바이러스를 이겨냈다", "면역이 생긴 것 같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대선 3주를 앞두고 경합 주 여론조사에서 모두 밀리는 것으로 드러나자 논란 속에서도 서둘러 대선 캠페인에 복귀하려 하는 것이다. 하지만 트위터는 트럼프의 이런 메시지에 사실 확인이 되지 않았다며 경고 표시를 했다.     

트럼프 "나는 코로나19 걸릴 수도 없고
퍼뜨릴 수도 없어…면역 생긴 것 같아"
차남 "병원서 코로나19 백신 맞아"
주요 경합주에서 바이든 5~6%p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를 앓은 뒤 면역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어제 백악관 의료진이 완전하고 전면적인 승인을 했다. 나는 그것에 걸릴 수 없고(면역) 퍼뜨릴 수도 없다는 의미다. 알게 돼 좋다"고 썼다. 
 
트위터는 해당 트윗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잠재적으로 유해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에 관한 트위터 규칙 위반이라고 경고 표시를 했다.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처]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처]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서 같은 주장을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나는 이 끔찍하고 미친 중국 바이러스를 이겨냈다"면서 "면역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더는 코로나19가 없다는 뜻인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설령 코로나19에서 회복했더라도 면역의 생성·지속 여부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많다고 말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백악관 의료진은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 치료를 마쳤다"면서 "전염성이 없다"는 평가를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확실한 결과를 내놓은 것은 아니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면역력이 생겼는지, 감염성이 전혀 없는지는 판단하기 이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차남 에릭 트럼프는 11일 방송에 출연해 "아버지가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고 말했다. 미 언론은 에릭이 거짓말을 했다고 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차남 에릭 트럼프는 11일 방송에 출연해 "아버지가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고 말했다. 미 언론은 에릭이 거짓말을 했다고 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는 ABC방송에 출연해 부친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는 새로운 주장도 했다. 그는 "아버지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백신을 만들기 시작했다"면서 "백신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했고 아버지는 그것을 맞았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방금 트럼프 대통령이 백신을 맞았다고 한 말이 맞느냐고 확인하자 에릭 트럼프는 "그렇다. 그가 월터 리드 (군 병원)에 있을 때"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 병원 입원 당시 투여받은 치료제와 백신을 헷갈렸는지 등은 불분명하다.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백신 개발 노력을 강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언급했을 수도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어디에도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은 없다"면서 "에릭이 트럼프 대통령이 받은 치료를 백신이라고 거짓으로 말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 등 의료진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실험적 약물인 리제네런의 항체 치료제 칵테일 요법을 썼고,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을 투약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의료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신을 맞았다고 말한 적은 없다.
 
트럼프 부자(父子)의 이런 주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완치됐다는 이미지를 앞세워 하루빨리 대선 유세에 복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미 언론들은 코로나19 음성 판정 없이 유세에 복귀해도 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코로나19 감염 이후 전체 여론조사는 물론 주요 경합 주에서도 민주당 대통령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이긴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주에서 현재 바이든 전 부통령이 우세하다. 오하이오주 볼드윈월레스대 공동 조사에 따르면 미시간주에서 바이든은 지지율 50.2%로, 트럼프(43.2%)를 7%포인트 차로 앞섰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바이든(49.6%)이 트럼프(44.5%)를 5.1%포인트 차로, 위스콘신주는 바이든(49.2%)이 트럼프(42.5%)를 6.7%포인트 차이로 이기고 있다. 조사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8일까지 4166명을 대상(오차범위±3%포인트)으로 실시돼 11일 발표됐다.

 
CBS·유거브 조사에서도 미시간주에서 바이든은 지지율 52%로 트럼프(46%)를 앞섰다(오차범위 ±3.2%포인트). 네바다주도 바이든이 지지율 52%로, 트럼프(46%)를 압도했다. (오차범위 ±4.1%포인트) 
 
아이오와주는 바이든과 트럼프가 각각 49%로 동률(오차범위 ±3.5%포인트)이었다. 조사는 지난 6~9일 미시간(1215명), 네바다(1052명), 아이오와(1048명)를 대상으로 했으며 이날 발표했다.
 
전국 조사에서도 바이든이 앞섰다. 이날 발표된 워싱턴포스트ㆍABC방송 조사에서 바이든 지지율은 54%로, 42% 지지를 받은 트럼프와 격차를 12%포인트로 벌였다. 6~9일 725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오차범위는 ±4%포인트이다.
 
격차가 벌어진 주요 원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부실 대응은 물론 자신이 감염된 이후 보인 모습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늘어난 탓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가 모범을 보였느냐는 질문에 미시간 유권자 60%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응답해 모범이 됐다(40%)는 응답보다 많았다. 네바다(59%)와 아이오와(58%)도 부정적 평가가 우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부터 원정 유세를 본격적으로 재개한다. 12일 플로리다주, 13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대규모 유세를 기획하고 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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