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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청년 취업률용 급조" 국토부 산하 단기일자리 2배 늘어

중앙일보 2020.10.12 06:00
도공은 현 정부 들어 처음 채용한 단기 일자리 인력을 제설 작업 등에 투입했다. [중앙포토]

도공은 현 정부 들어 처음 채용한 단기 일자리 인력을 제설 작업 등에 투입했다. [중앙포토]

 현 정부 출범 이후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에서 채용한 단기일자리(근무 기간 6개월 미만)가 이명박 정부의 2배, 박근혜 정부보단 1.4배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 산하 13개 기관, 1만 2710명
6개월 미만에 퇴직금, 실업급여 못타
예산도 MB때 3.7배, 직전 정부 2.2배
"청년 취업률 높이려 저질 일자리 양산"

 6개월 미만의 일자리는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닌 데다 실업급여를 받기도 쉽지 않은 탓에 현 정부가 청년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공공기관을 통해 질 낮은 일자리만 양산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12일 국토부 산하 13개 주요 공기업이 국회 송석준 의원(국민의 힘)에게 제출한 '역대 정부별 단기일자리 채용현황'에 따르면 현 정부가 들어선 2017년 5월부터 최근까지 이들 기관이 채용한 6개월 미만의 단기일자리는 모두 1만 2710명이었다. 
 
 이는 이명박 정부(6373명) 때보다 99.4%, 박근혜 정부(8919)에 비해서는 42.5%가 늘어난 수치다. 특히 코레일(한국철도공사)과 한국도로공사는 이전 두 정부에서는 단기 일자리 채용이 한명도 없었지만, 현 정부에서는 각각 1850명과 712명을 고용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도 박근혜 정부 때보다 2배가 넘는 3061명의 단기 일자리를 채용했다. 한국시설안전공단과 한국교통안전공단도 이전 정부보다 각각 4.7배와 1.8배로 채용 인원을 늘렸다. 
 
 이에 따라 이들 기관이 단기 일자리 채용에 쓴 예산도 증가해 현 정부에서 사용한 돈만 778억원에 달한다. 이는 이명박 정부(213억원)의 3.7배, 박근혜 정부(359억)의 2.2배 수준이다. 
 
 송석준 의원실 관계자는 "현행법상 단기 일자리에 대한 명확한 구분은 없지만, 퇴직금과 실업급여 수급 가능 여부 등을 고려해 만 18세 이상~만 34세 미만을 대상으로 한 6개월 미만의 일자리를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철도공사는 이전 두 정부에선 단기일자리를 한명도 채용하지 않았다.[중앙포토]

한국철도공사는 이전 두 정부에선 단기일자리를 한명도 채용하지 않았다.[중앙포토]

 
 현행 고용보험법상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이직일 이전 18개월간(초단기 근로자는 24개월) 피보험 기간이 통산 180일을 넘어야 한다. 이전 직장이 없이 공공기관의 단기 일자리만 마쳤다면 피보험 기간을 충족할 수 없어 실업급여 수급 자격이 안 된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2018년 10월 주요 공공기관들을 대상으로 '단기 일자리 확충'과 '체험형 인턴 추가 채용' 등을 요구하는 공지를 보낸 바 있다. 당시는 청년 일자리 부족 등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던 때로 사실상 단기 일자리를 늘리라는 압박이어서 공공기관들이 서둘러 일자리 마련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명칭은 체험형 인턴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청년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급조된 일자리라고 해도 별로 틀리지는 않는 얘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체험형 인턴을 거쳐 해당 기관에 정규직으로 취업한 경우는 드물다.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에 요청한 단기일자리 관련 공지. [자료 송석준 의원실]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에 요청한 단기일자리 관련 공지. [자료 송석준 의원실]

 
 고용현황을 조사할 땐 수입을 목적으로 1주 동안 1시간 이상 일했다면 모두 취업자로 분류한다. 공공기관의 단기일자리 역시 취업자로 간주해 청년 취업률에 반영된다. 이렇게 채용된 단기 일자리 인력이 하는 업무도 대부분 단순업무다. 도공은 겨울철 제설작업 등 계절 업무를, 코레일은 고객 및 시설물 안내와 문서복사 등 사무보조를, LH는 기록물 보존관리 등의 업무를 맡겼다.
 
 송석준 의원은 "공공기관에서 재정만 축내는 질 낮은 단기일자리 양산을 그만두고, 산업 수요에 맞는 맞춤형 인재양성과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 부분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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