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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파서 묻었는데 땅파서 나왔다…독살당한 셰퍼드의 기적

중앙일보 2020.10.12 05:00
러시아에서 주인이 치사량의 약물을 투여한 뒤 땅에 묻은 한 독일 종 셰퍼드가 멀쩡하게 땅을 스스로 파낸 뒤 살아난 일이 발생했다.
 

러시아서 주인이 독살 시도뒤 매장
멀쩡하게 땅 파내 살아나 구사일생

1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북부의 한 고속도로에서 차를 몰고 가던 시민 올가 리스테바(39)는 도로에서 셰퍼드 한 마리를 발견했다. 
 
셰퍼드 키류샤가 고속도로에서 발견돼 차에 태워진 당시의 모습. 몸이 비에 젖고 낙엽 등도 붙어 있다. 키류샤의 주인에 따르면 키류샤를 독살하기 위해 치사량의 약물을 주사한 뒤 땅에 묻었으나 키류샤는 스스로 땅을 파내 살아났다. [트위터 캡처]

셰퍼드 키류샤가 고속도로에서 발견돼 차에 태워진 당시의 모습. 몸이 비에 젖고 낙엽 등도 붙어 있다. 키류샤의 주인에 따르면 키류샤를 독살하기 위해 치사량의 약물을 주사한 뒤 땅에 묻었으나 키류샤는 스스로 땅을 파내 살아났다. [트위터 캡처]

당시 비가 내리고 있던 탓에 이 셰퍼드는 빗물에 흠뻑 젖은 데다가 힘없이 걷고 있었다. 올해 7세인 이 셰퍼드의 이름은 키류샤다.
 
리스테바는 처음엔 키류샤를 그냥 지나쳐 가던 길을 갔다. 하지만 운전 내내 키류샤의 모습이 마음에 걸렸던 그는 14km나 길을 되짚어 개가 있던 곳으로 되돌아왔다.
 
리스테바는 서둘러 갖고 있던 음식을 찾아 키류샤에게 먹인 뒤, 차 뒷좌석에 태웠다. 키류샤는 그동안 얼마나 지쳤는지 리스테바가 149km나 운전할 동안 잠을 잤다. 그는 키류샤를 러시아 서부에 있는 도시 우흐타에 있는 개 보호소에 데려다줬다.
 
보호소는 개의 주인을 찾아내 도대체 키류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다.
 
셰퍼드 키류샤는 새로운 가정에 입양돼 잘 자라고 있다. [트위터 캡처]

셰퍼드 키류샤는 새로운 가정에 입양돼 잘 자라고 있다. [트위터 캡처]

주인은 키류샤를 죽이기 위해 치사량의 해로운 약물을 주사했고, 개가 죽었다고 생각됐을 때 고속도로 근처 외딴곳에 묻었다고 털어놨다.
 
주인은 개를 독살하려 한 이유에 대해 "개가 건강하지 않아서였다"고 말했다. 데일리메일은 개 주인이 보호소 측에 "아직 살아있는 개를 땅에 묻은 건 '실수(mistake)'였다"면서 사과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수의사가 진료한 결과 키류샤는 굶주림에 시달려온 것 이외엔 별다른 건강상의 문제가 없었다. 다만 키류샤가 주인의 설명처럼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약물'을 투여받고도 어떻게 살아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보호소 관계자는 "키류샤는 매우 온순하다"면서 "목줄을 맨 채 걷고 다른 개와 거의 충돌하지 않으며 짖지도 않고,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키류샤는 현재 한 가정에 입양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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