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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턴대, 인종차별 '우드로 윌슨' 대신 흑인 여성 기린다

중앙일보 2020.10.12 05:00
멜로디 홉슨(오른쪽)과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를 만든 영화감독 남편 조지 루카스(왼쪽). 프린스턴대는 최근 홉슨의 이름을 딴 기숙사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AP=연합뉴스]

멜로디 홉슨(오른쪽)과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를 만든 영화감독 남편 조지 루카스(왼쪽). 프린스턴대는 최근 홉슨의 이름을 딴 기숙사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AP=연합뉴스]

 
미국 명문 사학 프린스턴대가 프린스턴대 흑인 여성의 이름을 딴 건물을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인종차별 논란이 있는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의 이름을 대학 건물 이름에서 퇴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흑인 여성을 기리는 것은 프린스턴대 역사상 처음이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프린스턴대는 흑인 여성 멜로디 홉슨(51)의 이름을 딴 기숙사 ‘홉슨 칼리지’를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1991년 프린스턴대를 졸업한 홉슨은 미국 시카고에 기반을 둔 유명 투자회사 ‘아리엘 인베스트먼트’의 CEO다. 그는 2017년 흑인 여성으론 처음으로 시카고에 기반을 둔 경제계 상류층 모임인 ‘시카고 경제클럽’의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홉슨은 프린스턴대에 보낸 영상에서 “내 이름이 미래 세대의 학생들, 특히 유색인종 학생들에게 소속감을 상기시켜주는 역할을 하길 소망한다”며 “프린스턴대가 기숙사의 이름을 바꾸는 것은 우리의 (인종차별) 과거가 미래일 필요는 없다는 걸 알려주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2026년 완공 예정인 ‘홉슨 칼리지’ 기숙사는 기존 기숙사인 ‘윌슨 칼리지’의 부지에 지어진다. 윌슨 칼리지는 1913년부터 1921년까지 미국 제28대 대통령을 지낸 우드로 윌슨의 이름을 딴 기숙사다. 프린스턴대는 전직 총장이기도 한 윌슨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공공정책대학과 기숙사에 그의 이름을 붙였다. 또 국가에 기여한 바가 많은 프린스턴대 학부 졸업생에게 수여하는 ‘우드로 윌슨 상’도 제정했다.
 
프린스턴대에 있는 공공정책대학원인 '프린스턴 공공국제문제 스쿨'. 원래 '우드로 윌슨 공공국제문제 스쿨'이었지만, 프런스턴대 이사회는 지난 6월 이름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프린스턴대에 있는 공공정책대학원인 '프린스턴 공공국제문제 스쿨'. 원래 '우드로 윌슨 공공국제문제 스쿨'이었지만, 프런스턴대 이사회는 지난 6월 이름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하지만 지난 5월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 분위기가 고조됐고, 프린스턴대 이사회는 지난 6월 교내 공공정책대학과 기숙사에서 윌슨의 이름을 지우기로 결정했다. 윌슨 전 대통령은 과거 프린스턴대 총장 시절 유색 인종의 입학을 거부하는 등 인종차별적 행동을 보였기 때문이다.
 
1913년부터 1921년까지 미국 제28대 대통령을 지낸 우드로 윌슨의 1924년 당시 모습. [AP=연합뉴스]

1913년부터 1921년까지 미국 제28대 대통령을 지낸 우드로 윌슨의 1924년 당시 모습. [AP=연합뉴스]

크리스토퍼 아이스그루버 프린스턴대 총장은 당시 성명에서 “윌슨의 인종차별적 사고와 정책을 고려하면 학생과 졸업생이 인종차별에 맞서고 있는 프린스턴대의 건물이나 대학명에 그의 이름이 들어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윌슨의 인종차별은 그 시대의 기준으로 봐도 심각했다”고 덧붙였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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