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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메르스에 묻힐뻔 했다, 文이 부활시킨 유명희·정은경

중앙일보 2020.10.12 05:00 종합 8면 지면보기

“올해는 WTO, 내년에는 WHO 사무총장이 한국에서 나올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두 ‘여성 파워’로 불리는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을 두고 나오는 기대 섞인 목소리다. 

문 정부 들어 깜짝 발탁 공통점
일본 “정 청장 후보 도전 가능성”

WTO 사무총장 선거 최종 결선에 진출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 오른쪽은 '코로나 전사'로 불리며 K-방역을 이끈 정은경 질본관리청장. 정 청장은 내년 WHO 사무총장 선거의 후보로도 거론된다.

WTO 사무총장 선거 최종 결선에 진출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 오른쪽은 '코로나 전사'로 불리며 K-방역을 이끈 정은경 질본관리청장. 정 청장은 내년 WHO 사무총장 선거의 후보로도 거론된다.

유 본부장은 현재 WTO(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결선에 올랐다. 정 청장은 내년 선출되는 WHO(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후보로 거론된다. 또한 문재인 정부 들어 깜짝 발탁된 공통점도 있다. 
 

◇‘남편 리스크’와 사표…文 대통령이 승진

 
유 본부장은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1991년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통상산업부 첫 여성 사무관, 산업부 첫 여성 국장, 산업부 첫 여성 1급 등 탄탄대로를 걸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에는 1년간 청와대 외신대변인도 맡았다.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결선에 진출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9월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뉴스1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결선에 진출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9월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뉴스1

2018년 11월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더 이상 승진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일각에선 ‘남편 리스크’도 제기했다. 그의 남편은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정태옥 전 의원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사표를 반려하고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승진시켰다. 전임 김현종 현 국가안보실 2차장의 추천이 있었다고 한다.
 
최초의 여성 본부장이 된 유 본부장은 일본 후쿠시마산 농수산물 수입금지 문제를 둘러싼 WTO 2심에서 승소했다. 1심에서 패소한 사건을 뒤집은 것이다.
 
여권 핵심 인사는 “2017년 민유숙 대법관을 지명할 때도 남편이 안철수 전 대표의 최측근인 문병호 전 국민의당 의원이라는 점 때문에 논란이 됐지만 문 대통령은 민 대법관을 임명했다”고 전했다.
 

◇메르스 때 감봉…코로나로 부활

 
정은경 청장은 1995년 국립보건원 연구원 특채로 공직에 들어와 복지부 응급의료과장, 질병관리본부 만성질환과장, 질병예방센터장, 긴급상황센터장 등을 지냈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11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를 찾아 정은경 신임 질병관리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인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장·차관 임명장을 청와대 밖에서 직접 수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11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를 찾아 정은경 신임 질병관리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인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장·차관 임명장을 청와대 밖에서 직접 수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특히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발병 때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이던 문 대통령은 질병관리본부를 방문했는데 당시 질병예방센터장(국장급)이었던 정 청장이 직접 브리핑을 했다.
 
하지만 정 청장은 당시 감사원이 방역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정직 처분을 권고했지만, 중앙징계심의위원회가 권고안보다 낮은 감봉 1개월 경징계 처분을 확정해 질본에 남을 수 있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정 센터장을 질병관리본부장에 임명했다. 실장을 건너뛴 파격인사였다. 정 본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지휘했고, 지난달에는 청으로 승격한 질병관리청의 초대 청장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그를 “K-방역의 영웅”이라고 칭했다.
 

◇‘홍보맨’ 자처한 문 대통령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8일 “WTO에 후보를 내기로 한 배경은 문 대통령의 결심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문 대통령은 35개국 정상에 친서를 보냈고 5개국 정상에게는 직접 전화를 걸어 지지를 호소했다. 유 본부장에게는 직접 전화를 걸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을 달라”고 당부했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문재인 대통령. 사진은 지난 2019년 11월 25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필리핀과 ‘자유무역협정 협상 조기성과 패키지 공동선언문’을 교환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문재인 대통령. 사진은 지난 2019년 11월 25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필리핀과 ‘자유무역협정 협상 조기성과 패키지 공동선언문’을 교환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정 청장에게도 각별하다. 그는 정 청장이 미국 타임(TIME)의 ‘영향력 있는 100인’ 선정 때 직접 소개 글을 보냈다. 유일한 현직 정상의 소개 글이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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