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K 다급한 호남출신 이낙연, 이틀 뒤 김해신공항 운명은

중앙일보 2020.10.12 05:00 종합 10면 지면보기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지난 7월 28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당시 당대표 후보였던 이 대표는 "확장성을 생각해서 가덕신공항으로 정해졌으면 한다"고 밝혔었다. [연합뉴스]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지난 7월 28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당시 당대표 후보였던 이 대표는 "확장성을 생각해서 가덕신공항으로 정해졌으면 한다"고 밝혔었다. [연합뉴스]

“장기적인 안목에서 안전하고 확장 가능한 관문 공항을 추진해야 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국회에서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활동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했다는 말이다. 이날 보고는 문승욱 국무조정실 2차장이 했고, 부산·울산·경남(PK)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 7명 전원이 배석했다. 한 참석자는 “이 대표 생각은 안전성·확장성이 담보되지 못한 공항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동남권에 김해공항 확장이 아닌 신공항이 필요하다는 게 이 대표 지론으로 느껴졌다”고 했다.

부적합 판정 땐 PK 신공항에 호재
내년 부산시장 보선 반전 계기
이 “정부가 최종 결정” PK에 무게
야권 “TK·PK 갈라치기” 반발

 
박근혜 정부 때 결정된 김해신공항(김해공항 확장) 사업에 대한 국무총리실 산하 검증위 최종 결과 발표가 이틀 앞(14일)으로 다가오면서 이 대표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 재추진은 PK의 최대 현안이다. 적합 결과가 나오면 동남권 신공항은 수포가 되지만, 부적합 결과가 나오면 가덕도 등 동남권 신공항 건설에 힘이 실린다. 검증위는 최근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최종결정은 (검증위가 아니라) 정부가 하는 것”이라고 했다. 표면적으로는 결정 주체가 정부라는 원론적인 발언이지만 당내에선 “동남권 신공항 신설에 이 대표의 강한 의중이 실렸다”는 해석이 나왔다. 여권 관계자는 “검증위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정부가 정무적 판단을 통해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매듭지어 달라는 뜻 아니겠냐”고 했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 추진 일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동남권 신공항 건설 추진 일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민주당 내에선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 선거 승리를 위해 동남권 신공항 추진이 필수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보궐선거가 민주당 소속이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문제로 치러지는 데다, 지난 4·15총선에서도 민주당은 PK 지역에서 40석 중 7석만 챙겼다. 숙원인 ‘동남권 신공항 카드’가 나와야 전환점이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재보선 결과가 당 대표 재임 7개월의 평가 성격이 짙기에 이 대표 주변에서도 동남권 신공항은 양보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차기 유력 대선 주자로 호남(전남 영광) 출신인 이 대표는 PK 지역에 상대적으로 기반이 약하다. 국무총리 시절, 동남권 신공항 문제에 PK 지역의 기대 만큼의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 대표는 8·29 전당대회 과정에서 “백년대계를 위해 가덕도 신공항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019년 3월 민주당 소속 PK지자체장 등이 국회에서 김해신공항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들은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한 안전문제를 거론하며 동남권 신공항 필요성을 주장했다. 왼쪽부터 문승욱 당시 경남부지사, 오거돈 당시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박재호 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2019년 3월 민주당 소속 PK지자체장 등이 국회에서 김해신공항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들은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한 안전문제를 거론하며 동남권 신공항 필요성을 주장했다. 왼쪽부터 문승욱 당시 경남부지사, 오거돈 당시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박재호 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실제 최근 이 대표의 PK 지지율은 답보 상태로 이재명 경기지사에 뒤지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지난달 8~10일, 전국 성인 1002명)에서 이 대표의 PK 지지율은 18%로 이재명 경기지사(21%)보다 3%포인트 낮다. 8월 조사에선 이 대표가 18%로 이 지사(13%)를 5% 포인트 앞섰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에 따라 이 대표가 동남권 신공항 추진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동남권 신공항은 PK가 원하지만, TK의 반대로 과거 보수 정권에서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거 아니냐”라며 “TK에 빚진 게 없는 민주당과 이 대표로선 운신의 폭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를 두고 야권에선 “동남권 신공항을 빌미로 TK와 PK를 갈라친다”는 반발도 적지 않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