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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꾸준했던 골퍼, 마침내 메이저 퀸 수식어 붙인 김세영

중앙일보 2020.10.12 03:24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을 확정한 뒤 환하게 웃는 김세영. [AP=연합뉴스]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을 확정한 뒤 환하게 웃는 김세영. [AP=연합뉴스]

 
 '소리없이 강하다.'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6년차 김세영(27)에겐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다. 역전의 여왕, 승부사, 빨간 바지의 마법사, 연장의 달인. 그러나 그에게 없었던 게 하나 있었다. 메이저 퀸이었다. 그토록 바랐던 메이저 우승, 그는 미국 진출 6년 만에 마침내 이뤘다.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으로 이룬 다양한 기록들

 
12일(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뉴타운 스퀘어의 애러니밍크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김세영은 마치 기회를 잡았을 때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맹수 같았다. 2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은 그는 후반 들어 더 견고한 플레이로 완벽한 라운드를 치렀다.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잡고 7타를 줄인 그는 합계 14언더파로 박인비(9언더파)를 제치고 첫 우승에 성공했다. 개인 첫 LPGA 투어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쥔 것만으로도 뜻깊었다.
 
김세영은 2014년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인스퍼레이션)을 통해 LPGA 투어 메이저 대회에 처음 나섰다. 그러나 그동안 메이저 최고 성적은 2015년 여자 PGA 챔피언십, 2018년 에비앙 챔피언십 준우승이었다. 이전 대회까지 한국 선수 중에서 김세영보다 많은 우승을 거뒀던 박세리(25승), 박인비(20승), 신지애(11승)는 모두 메이저 우승을 경험했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김세영은 메이저 우승을 꼭 경험하고 싶어했다.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김세영. [AFP=연합뉴스]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김세영.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LPGA 투어 일정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은 예정보다 4개월 가량 늦게 열렸다. 코스 조건은 까다롭기까지 했다. 그러나 김세영에겐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최종 라운드에선 견고했다. 그린 적중률이 83.3%(15/18)나 됐고, 퍼트수는 26개에 불과했다. 샷, 퍼트 모두 의도대로 됐단 의미다. 승부처였던 후반 들어 김세영은 13·14번 홀, 16·17번 홀 연속 버디로 박인비와 격차를 벌렸다. 18번 홀 그린으로 올라서면서 우승이 사실상 확정된 사실을 안 김세영은 미소를 지으면서 여유도 보였다.
 
김세영이 이번 대회에서 거둔 우승은 메이저 대회 정상에 처음 올랐다는 것 이외에도 많은 기록을 낳았다. 그는 올 시즌 첫 우승이자 지난해 11월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이후 11개월 만에 LPGA 투어 개인 통산 11승을 거뒀다. 그러면서 신지애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한국인 LPGA 투어 통산 최다승 공동 3위로 올라섰다. 특히 2015년 LPGA 투어 진출 이후 6시즌 연속 한 시즌 1승 이상 거두는 기록도 이어갔다. 이는 박세리, 박인비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다. 매 시즌 꾸준하게 빛났던 그는 '메이저 퀸'이라는 또하나의 수식어를 붙이면서 또다른 전설을 향한 행보를 이어가게 됐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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