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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전기차, 아우디가 테슬라·벤츠보다 잘 팔려

중앙일보 2020.10.12 00:03 경제 4면 지면보기
아우디 e-트론

아우디 e-트론

국내 승용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가 독주 중인 가운데, 1억원 이상의 프리미엄 전기차 부문에선 아우디 e-트론이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럭셔리카의 대명사인 메르세데스-벤츠의 첫 전기차 EQC는 부진했다.
 

한국서 e-트론 600대 석 달새 완판
글로벌 시장서도 유일한 10위권

벤츠 경쟁모델 EQC는 판매 저조
40% 할인 6000만원대에 팔기도

9일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국토교통부 신차 등록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출시한 e-트론은 넉달간 국내서 601대가 판매됐다.
 
벤츠 EQC

벤츠 EQC

반면 지난해 출시한 EQC는 331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이어 테슬라의 SUV 전기차 모델 X가 320대, 고급 세단 모델 S가 229대로 뒤를 이었다. 재규어의 고성능 전기차 I-페이스는 38대로 저조했다. 이들 5개 차종의 공식 판매 가격은 9500만~1억3000만원대다.
 
e-트론은 지난 6~8월 석달간 595대를 팔았지만, 지난달엔 6대에 그쳤다. 아우디코리아는 사실상 ‘완판’을 달성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애초 한국 시장 배정 물량이 600여 대였다”며 “대기 수요가 있지만, 단기간에 수입 물량을 늘릴 수 없어 지난달 판매 물량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e-트론은 글로벌 주요 브랜드가 출시한 전기차 중 가장 최신 모델이다. 사이드미러가 있어야 할 자리에 카메라를 장착한 ‘버츄얼 사이드미러’ 등 미래 차의 요소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울러 판매 가격을 대폭 낮춘 점도 인기에 한몫했다. e-트론의 공식 가격은 1억1492만원부터지만, 실제론 약 2000만원 정도 할인된 가격에 팔렸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가 집계한 e-트론의 1~8월 월별 평균 등록가격은 9375만원이다.
 
글로벌 전기차 차종별 판매량.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글로벌 전기차 차종별 판매량.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트론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글로벌 친환경차 조사기관 EV볼륨즈에 따르면 e-트론은 올해 8월까지 전 세계서 2만6783대가 팔려 고가(약 6만 달러 이상) 전기차로선 유일하게 ‘톱 10’에 들었다.
 
반면 메르세데스-벤츠의 EQC는 고전했다. 9월까지 331대가 팔려 프리미엄 전기차 부문에서 두 번째로 많은 판매 대수를 기록했지만, 지난 6~7월 쏘카에 판매한 200대를 제외하면 사실상 개인 판매는 미미한 편이다.
 
벤츠 EQC 월별 평균 등록가

벤츠 EQC 월별 평균 등록가

EQC의 월별 등록가격도 들쭉날쭉하다. 지난 1월(6대) 평균 취득가는 1억816만원이었지만, 6월엔 6147만원으로 떨어졌다. 이후 8~9월엔 다시 9300만원대에 팔렸다. 업계는 메르세데스-벤츠가 EQC의 판매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차량 공유 업체에 대폭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 것으로 분석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EQC의 옵션이나 보조금 지급에 따라 가격 변동이 있었지만, 가격이 오르진 않았다”고 했다. EQC는 6월 말부터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차종에 포함됐다.
 
e-트론이 선전 중이지만, 아직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진짜 경쟁은 아직 시작되기 전이라는 게 완성차 업계의 중론이다. 올해 들어 이들 5개 차종의 판매량을 모두 합해도 2000대에 이르지 못하는 단계다. 그러나 빠르면 다음 달 포르쉐의 첫 전기차 타이칸이 선보일 예정이며, 내년엔 현대차그룹 제네시스 브랜드의 전기차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의 EQS 등이 링에 오른다.
 
본격적인 경쟁이 돌입하면 1억원 넘는 프리미엄 전기차 가격은 가파르게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전기차 가격의 20~30%를 차지하는 배터리 셀 가격이 하락하면 고가의 전기차는 중저가 차종보다 더 탄력적으로 가격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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