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 서울 15배···핀셋규제 역풍 맞았다

중앙일보 2020.10.11 17:46
서울의 집값 안정을 위해 도입한 부동산 규제가 수도권 집값 급등의 불쏘시개가 됐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서울의 15배에 달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 아파트값은 8.26%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54%에 그쳤다.  
 
수도권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구리시다. 18.55%나 올랐다. 수원시는 16.38% 상승했다. 팔달구(19.6%)와 권선구(18.01%)가 크게 올랐다. 용인시(13.11%)도 수지구(15.78%)와 기흥구(14.73%)의 상승 폭이 크다. 광명시(11.76%), 오산시(12.18), 화성시(11.69%), 안산시(10.65%), 하남시(9.56%)도 많이 올랐다.   
올해 구리시 아파트값은 18% 넘게 오르며 수도권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경기도 구리시, 롯데월드 타워와 한강이 보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올해 구리시 아파트값은 18% 넘게 오르며 수도권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경기도 구리시, 롯데월드 타워와 한강이 보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수도권의 평균 매매가격 상승 폭은 더 크다. 대부분 지역이 1억원 정도 올라 서울의 상승 폭과 상승률을 모두 웃돌았다. 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6129만원 오른 8억8855만원으로 7% 올랐다.  
 
구리시는 지난해 말 4억4152만원이었던 평균 매매가격이 현재 5억4981만원이다. 9개월 새 매매가격이 1억829만원(24%)이나 올랐다. 
 
수원시도 사정은 비슷하다. 9개월 전 영통구에서 4억5031만원에 살 수 있던 아파트가 현재는 5억7954만원이다. 평균 몸값이 1억2923만원 늘었다. 용인 수지구도 평균 매매가격이 6억2151만원이다. 9개월 새 1억931만원(21%) 상승했다. 하남시도 9개월 새 1억3628만원(23%) 뛰어 7억1735만원이다.  
 
서울보다 평균 매매가격이 비싼 지역도 있다. 과천시(12억7635만원)와 성남시 수정구(9억1708만원), 성남 분당구(9억4600만원) 등이다.
 
지난해 0.46% 하락했던 수도권 아파트값이 올해 급등한 데는 규제 영향이 크다. 지난해 12‧16대책이 도화선이 됐다. 정부는 서울 강남을 정조준해 9억이 넘는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와 보유세 세율 인상 등 고가주택 규제를 쏟아냈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올해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러자 규제를 피해 9억 이하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서울과 가까운 ‘수‧용‧성’(수원‧용인‧성남)으로 몰리며 풍선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12‧16대책 이후 두 달간 수원시 아파트값은 9.57%나 올랐다.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정부는 지난 2‧20대책으로 수원‧안양 등지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하며 ‘핀셋 규제’에 나섰다. 하지만 ‘구‧광‧화’(구리‧광명‧화성), ‘오‧동‧평’(오산‧동탄‧평택) 등 규제를 피한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확산했다. 예컨대 구리 아파트값은 2‧20대책이 나온 뒤 지난 6월까지 4개월간 9.3% 급등했다. 
 
정부는 다시 6‧17대책으로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으로 묶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핀셋 규제가 선제적 효과보다는 시차를 두고 수도권 집값을 올리는 양상을 초래했다”며 “주택 부족에 대한 불안한 심리를 꾸준히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저금리와 풍부한 통화량을 분산할 수 있는 부동산 펀드나 리츠 같은 부동산 간접 투자상품의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