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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ICBM은 괴물", "36세의 독재자 사과"…북한 열병식 외신 반응

중앙일보 2020.10.11 16:51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11축 22륜(바퀴 22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에 실린 신형 ICBM이 공개됐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11축 22륜(바퀴 22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에 실린 신형 ICBM이 공개됐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해외 주요 언론은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한 것에 대해 주요하게 다뤘다. 특히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례적으로 낮은 자세로 연설에 나선 점에 주목했다.
 

주요 외신, 10일 북한 열병식 일제 보도
CNN·NYT "신형 ICBM 기존보다 위협적"
WSJ "미국에 큰 도발로 받아들여지지 않아"
FT "36세 독재자, 인민들에 사과는 이례적"

북한은 이날 자정부터 오전 3시까지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병식을 했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열병식에선 11축 22륜(바퀴 22개)의 이동식 미사일발사대(TEL)에 실린 신형 ICBM이 등장했다. 북한이 마지막으로 개발한 ICBM 화성-15형보다 큰 규모로, 사거리도 훨씬 길 것으로 추정된다.
 

"신형 ICBM은 괴물" 

미국 CNN은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큰 탄도미사일 중 하나를 공개했다”며 “이 무기는 여러 개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며 표적이 된 적에게 더 큰 위협을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방송은 “2017년 발사에 성공한 ICBM 화성-15형의 사정거리는 미국 본토의 상당 부분”이라며 “따라서 이론적으로 더 큰 신형 ICBM은 더 많은 탄두가 미국 본토를 가로지르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로이터통신은 “북한이 전례 없는 새벽 열병식에서 새로운 ICBM을 공개했다”면서 “북한이 ICBM을 열병식에서 공개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국제 지도자를 만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이어 “이 미사일은 괴물”이라는 멜리사 해넘 미 스탠퍼드대 열린핵네트워크 연구원의 분석을 보도했다. 해넘 연구원은 트위터에 신형 ICBM에 대해 “액체 연료이며 매우 거대한 다탄두 각개목표설정 재돌입 비행체(MIRV)을 탑재할 수 있다”고 적기도 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신형 ICBM은 기존 화성-15형보다 훨씬 큰 것으로 보인다”며 “전문가들은 (기존 ICBM)보다 훨씬 더 멀리 날아가고 더 강력한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보도했다. 다만, 신형 ICBM의 시험 발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이 미사일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아니면 보여주기 위한 모형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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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는 안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기금 선임연구원의 분석을 인용해 “열병식은 여태껏 북한에서 본 것 중 가장 크며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큰 이동식 액체연료 미사일을 공개하며 정점을 찍었다”며 “북한은 기술적으로 미국 본토가 사정거리에 들어왔다는 확신을 주고 싶어 한다”고 보도했다.

 

”신중하게 정치적 계산했다” 

주요 외신들은 북한이 ICBM을 공개했음에도 시험 발사를 하지 않는 등 수위 조절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NY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김정은 위원장이 미 대선을 몇 주 앞두고 신중한 정치적 계산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어 “더 강력한 ICBM을 공개함으로써 11월 선거의 승리자에게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커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듯했다”면서도 “발사하지 않고 전시만 하는 방식을 택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도발하지 않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을 개최했다. [조선중앙TV=뉴시스]

북한은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을 개최했다. [조선중앙TV=뉴시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 안보 전문가들을 인용해 “ICBM을 비롯한 새 무기 공개가 미국에 큰 도발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커스 갈로스카스 전 국가정보국 북한정보담당관은 WSJ에 “열병식은 선거를 앞두고 지나치게 도발하지 않으면서 그들의 발달상을 보여주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김정은이 단 한 차례도 미국을 언급하지 않은 점을 들며 “미국을 직접 거론하는 걸 피하면서도 최신 무기를 과시했다. 이는 미 대선 이후 대미 협상 여지를 남겨둔 채 도발도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 WSJ 등 외신들은 김 위원장이 열병식에서 “우리의 전쟁억제력이 결코 남용되거나 절대로 선제적으로 쓰이지 않겠다면서도 “만약 그 어떤 세력이든 우리를 겨냥해 군사력을 사용하려 한다면 강력한 공격적인 힘을 선제적으로 총동원하여 응징할 것”이라고 말한 데 주목하기도 했다.
 

”36세 독재자의 사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 연설 도중 울먹이고 있다. [조선중앙TV=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 연설 도중 울먹이고 있다. [조선중앙TV=뉴시스]

이날 열병식 연설에서 김 위원장은 ‘감사하다’는 표현과 “면목이 없다”고 말하는 등 잔뜩 자세를 낮추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36세의 독재자가 인민들이 직면했던 어려움에 대해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전 북한 전문가인 레이첼 리는 FT와 인터뷰에서 “그가 인민들에게 사과하고 반복적으로 감사 표시를 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전 대중 연설에서 감정적으로 변하는 건 몇 번 봤지만, 이 정도까지 (감정적인 건)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외신들은 이날 김 위원장이 “한 명의 악성비루스(코로나19) 피해자도 없이 모두가 건강해주셔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BBC 방송은 “북한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사례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엄격한 규제가 계속 유지되도록 고위급 회의를 열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북한이 코로나바이러스 사례를 경험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굉장히 낮다고 본다”고 보도했다.
 
이근평·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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