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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베니스가 찍었다···봉준호도 인정한 中 30대 여성감독

중앙일보 2020.10.10 06:00
80년대생 중국계 감독이 글로벌 영화계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노마드랜드(Nomadland)〉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클로이 자오(중국명: 赵婷)다. 중국어권 감독 가운데 역대 6번째 수상이며, 글로벌 3대 영화제 최고상을 수상한 최초의 중국어권 여성 감독이다.
 

베니스 황금사자상 수상한 80년대생 여성 감독
차세대 감독 20인 선정, 마블 '이터널스' 연출

중국에서는 장이머우(张艺谋), 리안(李安) 등 중국 영화계 거장들의 뒤를 잇는 80년대생 여성 감독의 탄생에 반색하고 있다.
[사진 바이두바이커]

[사진 바이두바이커]

 
클로이 자오 감독은 올해로 38세다. 중국 베이징에서 나고 자랐다. 문화 엔터업계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집안이었다. 굳이 연결고리를 찾아보자면 과거 서우두강톄(首都钢铁) 총경리를 역임한 아버지 자오위지(赵玉吉)가 이혼 후 맞이한 새어머니가 배우 쑹단단(宋丹丹)이라는 정도다. 하지만 정작 자오 감독의 진로 선택과 쑹단단은 그다지 관련이 없다. 아버지가 재혼하던 그해 영국으로 유학을 갔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제가 뭘 하든 말리지 않으셨어요.”

 
만화와 웹소설에 빠져있었고 그렇다고 학교 성적이 우수한 학생도 아니었지만 부모님은 꾸중도 간섭도 하지 않았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어린 자오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택할 수 있었다.
 
자오 감독이 영화 쪽 일을 하겠다고 마음 먹은 건 성인이 된 이후였다. 대학 때 전공도 정치학이라 영화와는 무관했다. 그저 영화를 좋아했던 자오 감독은 특히 왕자웨이(왕가위) 감독의 〈해피투게더(1997)〉를 좋아해 여러 번 반복해서 돌려보며 영감을 얻었다. 그밖에 리안,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크리스토퍼 놀란 등 세계 거장 감독들의 영향을 받았다.
[사진 바이두바이커]

[사진 바이두바이커]

 
유학 시절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통해 다양한 삶의 형태를 접했고, 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영화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렇게 뉴욕대 영화학 전공을 택했고 리안 감독의 후배가 됐다.
[사진 바이두바이커]

[사진 바이두바이커]

처음 황금사자상 수상 소식이 전해졌을 때, 일각에서는 ‘금수저 후광’을 입었다는 말들도 나왔다. 평범하지 않은 자오 감독의 집안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그러나 자오 감독이 영화계에서 주목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동안 꾸준히 자신의 필모그라피를 쌓으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사진 바이자하오]

[사진 바이자하오]

 
데뷔작인 〈송스 마이 브라더스 티치 미(Songs My Brothers Taught Me)〉와 〈로데오 카우보이(The Rider)〉 등은 칸영화제에 초청받아 극찬을 받았다. 디즈니는 클로이 감독의 가능성을 보고 〈이터널스(Eternals)〉의 연출을 맡겼다. 이터널스는 마동석이 캐스팅돼 화제가 된 마블 시리즈 작품으로, 안젤리나 졸리, 마동석, 리차드 매든 등 초호화 출연진을 자랑한다. 봉준호 감독이 참여해 선정한 차세대 거장 감독 20인에도 클로이 자오의 이름이 포함돼 있었다.
[사진 바이두바이커]

[사진 바이두바이커]

 
자오 감독에게 황금사자상을 안긴 〈노마드랜드〉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유목민처럼 미국을 떠도는 한 중년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평단의 극찬을 한 몸에 받았다. 클로이 자오 감독이 연출한 노마드랜드와 이터널스는 모두 2020-2021년 개봉 예정이다.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와 블록버스터 대작, 성격은 다르지만 같은 감독의 손길이 닿은 작품의 개봉 후가 기대된다.
 
 
차이나랩 홍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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