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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자신이 쓴 코로나 치료제 극찬…금지했던 ‘태아 세포’ 활용 논란

중앙선데이 2020.10.10 00:46 706호 2면 지면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치료를 위해 사용한 약의 효과와 성분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대표적인 약품이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 리제네론의 단일 클론 항체 치료제, 스테로이드제인 덱사메타손 등 3종이다.
 

임상 안 마친 항체 치료제
의료계 “이중적 행태” 화살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9일 렘데시비르의 임상시험 결과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사망률을 70%까지 낮췄다고 발표했다. 업체 측에 따르면 1062명의 코로나19 환자에게 렘데시비르를 투여하고 29일 동안 관찰한 결과 위약(플라시보)을 투여한 환자보다 회복 기간이 5일 빨랐다. 산소 치료를 받는 중증 환자만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의 경우 7일까지 단축됐다.
 
이런 효과는 지난 5월 미 국립보건원(NIH)의 초기 임상시험 결과와 유사하다. NIH는 15일 동안의 초기 임상시험에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환자의 회복 기간을 4일 단축했고 산소 치료 중인 환자의 사망률을 72% 감소시켰다고 발표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를 근거로 산소 치료가 필요한 중증 이상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렘데시비르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다만 우리 방역 당국은 중증보다 상태가 더욱 심각한 ‘위중 환자’의 경우 렘데시비르에 따른 사망률 감소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렘데시비르를 투여받은 코로나19 환자는 지난 8일 현재 579명이다.
 
그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투여한 코로나19 치료제 띄우기에 적극 나서면서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이 투여한 리네제론의 항체 치료제의 경우 아직 최종 임상시험을 마치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이 투여받은 리제네론의 단일 클론 항체 치료제 ‘REGN-COV2’가 태아 세포 중 하나인 ‘239T 세포’를 이용했다고 보도했다. 239T는 1970년대 낙태된 태아의 신장 조직에서 추출한 세포다. 렘데시비르도 개발 과정에서 똑같은 태아 세포를 사용했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제약회사 모더나와 아스트라제네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6월 생명의 존엄성을 이유로 태아의 세포 조직을 학술 연구에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미 국립보건원도 지난 8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태아 세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는 국제줄기세포학회(ISSCR)의 진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랬던 트럼프 대통령이 태아 세포로 개발한 치료제를 사용하고 그 효과를 연일 극찬하고 나서자 의료계를 중심으로 “이중적인 행태”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알렉산드라 보이 리제네론 대변인은 “REGN-COV2의 바이러스 중화 능력 검사 과정에만 태아 세포를 사용했고 다른 과정에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도 치료제에 사용된 태아 세포는 사용 금지 전에 추출한 것으로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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