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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통일 비결은 불안 극복 신뢰 축적

중앙선데이 2020.10.10 00:20 706호 20면 지면보기
비밀과 역설

비밀과 역설

비밀과 역설
이동기 지음
아카넷
 
독일이 통일된 지 어느덧 30년이 지났다. 지난 3일 포츠담에서 열린 기념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행사 규모가 축소되긴 했지만 그 의미는 그 어느 때보다 컸다.
 
통일 30주년에 맞춰 출간된 『비밀과 역설』엔 ‘10개의 키워드로 읽는 독일통일과 평화’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불안·접근·신뢰·인권·혁명·공세·대안·외교·통합·연합이란 측면에서 독일통일 과정을 해부했다.
 
사실 독일의 분단은 2차대전 4대 승전국(미국·소련·영국·프랑스)이 애초에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다. 독일과 수도 베를린을 4개 지역으로 분할 점령했던 승전국들은 독일의 중립화와 단일국가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동서 양 진영의 냉전이 본격화하고 동유럽에서의 친소정권 수립, 동독에서의 공산당과 사민당의 합당으로 독일사회주의통일당(사통당) 탄생, 6·25전쟁 발발 등 여러 가지 ‘불안’ 요소들이 곳곳에서 불거져 나오면서 독일 분단으로 귀결됐다. ‘이중 국가’ 건설이라는 면에서 본다면 한반도의 남북한 분단과 비슷한 운명을 맞았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분단 과정부터 갈등과 대립, 화해와 교류, 통합과 통일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와 닮은 점과 다른 점을 밀도 있게 분석했다. 시작은 불안이었지만 ‘접근을 통한 변화’, ‘동방정책’, ‘보수와 진보 정권에서의 일관성 있는 정책’ ‘동독 주민의 강력한 민주화 의지’ 등을 통해 양독은 이 불안을 극복하고 신의와 선의를 주고받으면서 신뢰를 두텁게 쌓았다. 결국 이러한 과정들이 베를린 장벽 붕괴(1989년 11월 9일)라는 우발적 역사적 사건을 1년도 안 돼 통일(90년 10월 3일)이라는 대업으로 연결시킨 원동력이 됐다.
 
여전히 분단된 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는 독일과는 사정이 매우 다르다는 인식이 강하다. 최근 들어선 통일에 대한 열망이 약간은 식어 버린 게 아닌가 하는 ‘분단 피로감’도 가중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비밀과 역설』에 들어 있는 평화와 공존, 대화와 협상의 비결을 찾아보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일 것이다.
 
한경환 기자 han.ky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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