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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노조 보호'에 힘준 노동법 발의…정부안보다 더 강력

중앙일보 2020.10.09 18:56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안호영 소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연합뉴스]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안호영 소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연합뉴스]

 
여당에서 노조 보호에 방점이 찍힌 노동법 개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지난 6월 정부가 발의한 법안보다 더 친노동 성격이 짙은 법안들이다. ‘노동 유연성’을 강조하며 노동개혁을 들고 나온 야당과의 입장 차이가 더욱 벌어지는 양상이다.  
 
국회 환경노동위 간사를 맡고 있는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비준을 위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안 의원은 “ILO 핵심협약 비준은 노동인권 향상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과 법제 수준에 맞추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은 행정관청이 노조 설립신고서를 반려할 수 있다는 조항을 아예 삭제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노조가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는 자의 참가를 허용하거나 주로 정치운동을 목적으로 하는 등의 사유가 발견될 때 정부가 설립 신고증을 반려할 수 있다. 이 조항은 정부가 지난 6월 제출한 법안에는 남아있다. 안 의원의 개정안은 노조보호를 더욱 강화한 것이다.
 
정부안은 노조 임원이 사업장에 종사하는 조합원 중 선출되도록 했으나, 안 의원 개정안은 퇴직자도 노조 임원으로 선출될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사업장 시설 점거 형태의 쟁의를 금지하는 조항도 삭제됐다.
 
이날 민주당 환노위 소속의 다른 두 의원도 ILO 협약 비준 내용을 담은 관련 법을 발의했다. 윤미향 의원은 교원노조설립·운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교원노조법의 적용 범위를 재직 교원뿐 아니라 교원으로 임용돼 근무했던 사람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윤준병 의원은 공무원노조설립·운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역시 공무원 노조 가입 기준에 있는 직급 제한을 폐지, 퇴직공무원 및 소방공무원 등의 노조가입을 허용한다는 게 골자다.
 
정부발의 법안보다 더 강력해진 여당 의원 발의 노동법.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정부발의 법안보다 더 강력해진 여당 의원 발의 노동법.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상의 3가지 법안에는 환노위원장인 송옥주 의원을 포함해 환노위 소속 9명의 민주당 의원이 모두 서명했다. 사실상 민주당의 당론 발의 법안으로도 볼 수 있다. 환노위 소속의 한 민주당 의원은 “기존 정부 안은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내용을 그대로 담았기 때문에 사각지대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양대 노조의 의견을 수렴해서 내용을 담았다. 100% 만족하지는 않겠지만, ILO 기준에 충실하기 위해 아무래도 노조 입장을 많이 반영했기 때문에 노동계가 긍정적으로 보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 법안은 정부 안과 곧 발의될 야당 안까지 합쳐 환노위에서 논의과정을 통해 최종안이 확정된다. 하지만 노동 유연성을 강조하는 야당과의 협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힘 노동관계법 개정 TF 위원장인 임이자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일단은 노동개혁을 하려고 하면 경기나 노동이 회복될 수 있는 유연화가 필요하다”며 “근로시간이나 임금체계 유연화를 가지고 (노조가) 발끈발끈들 하는데 이미 근로시간 같은 경우 포스트코로나에서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안호영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국감 후 11월에 법안을 상정해 연내 정기국회 내에 처리하는 것이 목표”라며 “EU나 한미FTA 협약에 따라 무역제재를 받거나 국제적 위상이 손상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법안 처리를 마냥 늦출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야당도 합리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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