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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박산성 vs 재인산성···한글날 소환한 '경찰 차벽' 논란사

중앙일보 2020.10.09 18:20
9일 한글날 도심 불법 집회를 막기 위해 광화문 광장에 경찰 차벽이 다시 등장했다. 지난 8일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당·경찰청은 시민 통행을 막은 경찰 차벽이 “합법적인 조치”라며 “코로나 19 방역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정부의 반헌법적 경찰차벽에 의해 가로막혔다”는 2015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트위터를 인용해 반박했다. 경찰차벽 논란을 사진으로 정리했다.
 

[이슈원샷]

①2002년 효순이미선이 추모 집회

2002년 12월 미군 장갑차에 의해 희생된 여중생 신효순, 심미선양을 추모하는 촛불시위가 서울 광화문에서 1만5000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중앙포토]

2002년 12월 미군 장갑차에 의해 희생된 여중생 신효순, 심미선양을 추모하는 촛불시위가 서울 광화문에서 1만5000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중앙포토]

경찰에 따르면 처음 차벽 전술이 등장한 때를 특정하기 어렵다. 다만 대형 집회에 등장해 논란이 되기 시작한 건 미군 장갑차에 여중생이 희생된 사건이 발생한 2002년이다. 이때 시민들은 한미행정협정(SOFA) 개정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②美 소고기 반대 집회 등장 ‘명박산성’

2008년 6월 10일 컨테이너가 설치된 세종로. 컨테이너를 기어오르지 못하도록 윤활유를 발랐다. [중앙포토]

2008년 6월 10일 컨테이너가 설치된 세종로. 컨테이너를 기어오르지 못하도록 윤활유를 발랐다. [중앙포토]

2008년 6월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시위대를 막기 위해 경찰은 컨테이너를 바닥에 용접해 세종로를 통제했다. 컨테이너와 도로 일부 틈 사이를 경찰버스로 막았지만 완전한 차벽보다는 컨테이너벽에 가까웠다. 당시 시민들은 컨테이너에 "이것이 MB식 소통인가" 현수막을 달아 비판했다. 
 

③2011년, 경찰차벽 위헌 결정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구차량이 광화문을 향하는 모습 [중앙포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구차량이 광화문을 향하는 모습 [중앙포토]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행사 당시 주최 측이 서울광장을 가로질러 가려고 했다. 하지만 경찰 차벽에 막혀 지나가지 못했다. 참여연대는 거주ㆍ이전의 자유 등을 침해당했다며 경찰청장을 상대로 헌법소원을 냈다. 헌법재판소는 2011년 위헌 의견 7명 대 합헌 의견 2명으로 참여연대의 손을 들었다. 당시 헌재는 "불법·폭력집회나 시위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경찰 조치는 개별적·구체적 상황에 따라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④‘근혜장성’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2015년 11월 14일 경찰이 민중총궐기대회를 마치고 청와대로 행진하려는 참가자들에게 물대포를 쏘고 있다. [뉴시스]

2015년 11월 14일 경찰이 민중총궐기대회를 마치고 청와대로 행진하려는 참가자들에게 물대포를 쏘고 있다. [뉴시스]

2017년 대법원은 2015년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와 관련해 경찰의 차벽 설치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경찰이 차벽 외에 손해 발생의 위험을 제지할 다른 수단이 없었고, 시위대의 도로 점거 등 불법행위가 종료된 지점에서 신속하게 차벽을 해체했다는 이유로 합법이라고 판단했다.

 

⑤2020년 헌재 “공익과 비교해 판단”

개천절이었던 지난 3일 보수단체가 개천절 집회를 연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에 경찰이 차벽을 둘러쳤다. 뉴스1

개천절이었던 지난 3일 보수단체가 개천절 집회를 연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에 경찰이 차벽을 둘러쳤다. 뉴스1

한글날인 9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일대에 경찰 차벽이 설치돼 있다. 뉴스1

한글날인 9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일대에 경찰 차벽이 설치돼 있다. 뉴스1

"사상 초유의 사태인 코로나 19 확산을 막겠다”는 이유로 개천절‧한글날 집회에 등장한 경찰차벽도 여전히 논란이다. 8일 국감에 등장한 헌법재판소 박종문 사무처장은 “차벽이 집회 자유를 막는 것이라면 그것으로 달성한 공익이 무엇인지 비교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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