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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독성 다이옥신 농도 서울 공기에서 20년 간 96% 감소

중앙일보 2020.10.09 12:58
서울 양천구 자원회수시설. 중앙포토

서울 양천구 자원회수시설. 중앙포토

쓰레기를 태울 때 발생하는 맹독성 발암물질이자 환경호르몬인 다이옥신.
 

포스텍 장윤석 교수팀 학술지 논문
쓰레기 소각 때 배출…1급 발암물질
주민 혈청 속에선 36%만 낮아져

서울시 대기 중의 다이옥신 농도가 지난 20년 동안 9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서울 시민 몸속의 다이옥신 농도는 같은 기간 36% 줄어드는 데 그쳤다.
 
포스텍 환경공학과 장윤석 교수(현 국립환경과학원장) 연구팀은 지난 20년간(2000~2019년) 서울 지역 대기와 인체 혈액 중 다이옥신의 농도 변화 추세를 담은 연구 결과를 환경보건 관련 국제학술지 '케모스피어(Chemosphere)'에 지난 8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서울시에서 운영 중인 도시폐기물 소각장(강남·노원·양천 자원회수시설) 주변 대기와 지역 주민의 혈액에서 다이옥신 농도를 측정했다.
 

복어 독과 비슷한 수준 독성

다이옥신은 쓰레기를 태울 때 발생한다. 중앙포토

다이옥신은 쓰레기를 태울 때 발생한다. 중앙포토

다이옥신의 분자 구조

다이옥신의 분자 구조

다이옥신은 인간이 배출하는 가장 강력한 독성물질 중 하나로 소각 때문에 비(非)의도적으로 생성되며, 폐기물 소각로가 주요 배출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으며, 스톡홀름 협약에서 정한 잔류성 유기오염물질(POPs)의 하나로 국제적인 규제를 받고 있다.
 
특히, 다이옥신 중의 하나인 사염화다이옥신(2,3,7,8-TCDD)은 청산가리나 메틸수은보다 독성이 강하며, 이질균 독소나 복어 독(테트로도톡신)과 비슷한 수준의 독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 기준치 크게 밑돌아 

pg=1조분의 1g. TEQ(Toxicity Equvalent Quantity)=검출된 여러 종류의 다이옥신을 각각의 독성에 따라 2,3,7,8-TCDD로 환산한 값.

pg=1조분의 1g. TEQ(Toxicity Equvalent Quantity)=검출된 여러 종류의 다이옥신을 각각의 독성에 따라 2,3,7,8-TCDD로 환산한 값.

서울의 공기 중 다이옥신 농도는 소각장에 대한 1999년 규제가 시작되기 전에는 ㎥당 0.4pg(피코그램, 1pg=1조분의 1g)을 웃돌았다.

2000년 무렵에도 0.3pg/㎥를 넘었으나, 2019년에는 0.01pg 수준으로 낮아졌다. 20년 동안 96%까지 줄어든 셈이다.
 
일본의 다이옥신 대기환경 기준은 0.6 pg/㎥이다.
 
시민 혈청 속의 다이옥신 농도는 2000년 무렵에는 혈액 지방 성분 1g당 평균 15pg 수준이었는데, 최근에도 평균 10pg 수준을 보인다.
지난 20년 동안 혈청 속 다이옥신 농도는 36% 줄어드는 데 그쳤다.
연구팀은 "체내 다이옥신 감소가 대기 중 농도 감소보다 느린 것은 다이옥신이 체내로 들어가게 되면 안정적으로 장기간 잔류함을 의미한다"며 "남성의 혈중 다이옥신 농도가 대체로 여성보다 높았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높아졌다"고 밝혔다.
 
또, 혈중 다이옥신 농도는 비만도(BMI)와 의미 있는 상관관계를 보였고, 당뇨병 환자에게서 유의하게 높은 수치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어느 연구보다 오랜 기간에 걸쳐 대기와 사람 혈청에서 다이옥신의 변화 추세를 살펴본 것"이라며 "정부의 규제 때문에 다이옥신 배출과 인체 노출이 장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다이옥신과 같은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은 낮은 농도에서도 대사증후군 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고, 제대혈과 모유를 통해 태아와 영유아에 직접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건강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997년부터 다이옥신 관리 시작 

다이옥신 배출 쓰레기소각장에 대한 안전대책을 요구하는 환경운동단체의 연합집회가 1997년 5월 29일 오후 서울 종로2가 YMCA앞에서 열려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다이옥신 배출 쓰레기소각장에 대한 안전대책을 요구하는 환경운동단체의 연합집회가 1997년 5월 29일 오후 서울 종로2가 YMCA앞에서 열려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한편, 국내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대형 도시 소각장이 건설되면서 다이옥신 배출이 사회적인 논란이 됐다.

환경부는 1997년 모든 소각장을 포함해 다이옥신의 배출원을 조사, 관리하기 시작했다.
 
환경부는 소각장에서 배출되는 다이옥신이 2001~2011년 약 95%가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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