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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결, 빠른 바람, 더 빠른 그린 잡고 오텍캐리어 단독 선두

중앙일보 2020.10.08 17:12
박결. [사진 KLPGA]

박결. [사진 KLPGA]

세종필드 골프장을 둘러싼 나뭇가지들이 가을바람에 흔들렸다. 그린 스피드는 더 빨랐다. 코스관리팀에서 대회를 앞두고 그린을 잘 관리해 전날 측정한 그린 스피드는 3.7m였다. 
 
얼마나 철저히 준비했는지 KLPGA 투어에서 속도는 3.5m로 해달라고 요청을 했는데도 아침에 재보니 3.6m가 나왔다. 그린이 빠르고 바람이 불면 경기가 지연될 수도 있다. 선수들은 특히 내리막 퍼트를 할 때 벌벌 떨었다. 짧은 퍼트를 앞에 두고도 불안해했다.

 
박결(26)은 빠른 바람과 그린을 잡았다. 박결은 8일 세종시 세종필드 골프장에서 벌어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오텍캐리어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잡아 7언더파 단독 선두다. 5언더파 2위 황예나에 2타 차 선두다.
  
KLPGA 투어에서 가장 그린을 빠르게 했던 대회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이었다. 최진하 KLPGA 투어 경기 위원장은 “3.8m가 나온 적도 있다”고 했다. 3.6도 빠르다. 세종필드 골프장의 그린에 심어진 벤트그라스는 가을에 가장 빠른 스피드를 만들 수 있다. 
 
오후 들어선 바람까지 강하게 불었다. 평균 풍속 초속 6m, 순간 최대 풍속은 초속 9m까지 불었다.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80타를 넘게 친 선수도 8명이 나왔다.  
 
 
이븐파 공동 17위인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은 "10개월만에 이렇게 빠른 그린에서 경기했다. 오랜만에 빠른 그린에서 경기하니까 좀 적응하기 힘들었다. 미국 LPGA 투어 그린 스피드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 빠른 바람과 그린에서 박결은 더 잘했다. 먼 거리에서도 버디 퍼트를 펑펑 넣었다. 3번 홀부터 5번 홀까지 3연속 버디가 하이라이트였다. 박결은 "기쁜 하루다. 샷이면 샷, 퍼트면 퍼트 모든 부분이 맞아 떨어졌다. 오늘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티오프 전에 ‘언더파만 쳐도 만족하겠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너무나 좋다“고 말했다. 

 
박결은 또 “이 정도 바람을 예상 못 했으나 바람 방향과 거리 계산을 열심히 하며 플레이했다”고 말했다. 박결은 또 “다시 우승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으나, 그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속상했다. 문제는 퍼트인데 최대한 오랜 시간 훈련하는 게 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은 그 퍼트가 박결을 선두에 오르게 만들었다.
 
2014인천아시안게임 여자골프 개인전 금메달로 주목받았던 박결은 4년이 지난 2018년 KLPGA 투어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후 성적이 나지 않았다. 올해는 톱 10에 한 번도 들지 못했다. 상금 랭킹 50위로 내년 시드를 걱정해야 할 처지이기도 하다.  
 
박결은 “지금까지 우승은 없었지만, 성적은 잘 나와서 시드 걱정한 적이 없었다. 아직도 걱정과 부담이 크다. 더는 방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공격적인 플레이하려고 한다. 한 샷 한 샷 소중히 플레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은6이 4언더파 3위, 유해란이 3언더파 4위다.  
 
세종=성호준 골프전문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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