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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믿고 샀는데···" 분쟁 조정 거부 기업, 네이버가 1위

중앙일보 2020.10.08 16:28
국내 최대 쇼핑 플랫폼으로 떠오른 네이버가 환불·교환 등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한국소비자원의 분쟁 조정결정을 가장 많이 거부한 기업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환불 거절 아냐...판매자 설득에 최선"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전재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조정 거부 다발(多發) 기업 명단'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조정 결정한 138건 중 27건(19.6%)에 '수락하지 않겠다'는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전재수 의원실은 "네이버는 조정 거부 횟수가 단일 기업 중 가장 많은 1위"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조정위에 접수된 전체 3392건 중 네이버 관련 사건은 4.1%(138건)였다.
 
올해도 네이버는 조정거부 다발 기업 1위에 올랐다. 전 의원실에 따르면, 올 8월까지 분쟁조정위에 접수된 전체 3539건 중 네이버 관련 124건에 조정 결정이 나왔다. 네이버는 이중 16건(12.9%)에 대해 소비자원의 조정을 수락하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 조정 거부 기업.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한국소비자원 조정 거부 기업.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한국소비자원이 제시한 네이버의 조정 거부 사례는 '사용 흔적이 있는 화장품 환불(24만7000원·올해 2월)', '손상된 옷장 반품(29만7600원·3월)', '하자 있는 스피커 환불(6만7950원·5월)' 등이었다.
 
한국소비자원은 피해 구제를 신청한 소비자와 기업이 합의에 실패하면 사건을 분쟁조정위로 넘긴다. 보통 사업자의 합의 거부로 소비자가 피해를 입은 사건들이 해당된다. 조정위가 사건을 검토한 뒤 사업자에 결정서를 통지하면 15일 이내에 수락 여부를 밝혀야 한다. 별도 의사 표시가 없으면 '자동 수락'으로 간주하지만, 기업이 조정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거부하면 소비자는 소송을 하는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물건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분쟁 중개에 충실했단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8일 "분쟁 내용 검토, 판매자(입점사)와의 협의 등에 15일 이상 소요될 경우 부득이하게 불수락 통보를 하고 판매자와 협의를 계속 한다"며 "소비자원이 예로 든 화장품과 옷장 사례는 지난달 환불이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판매자의 주장이나 불만을 묵살하는 것도 일종의 '갑질'일 수 있어 조심스럽게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쇼핑은 연간 거래액 20조원 이상의 1위 사업자다. [사진 네이버쇼핑 캡처]

네이버쇼핑은 연간 거래액 20조원 이상의 1위 사업자다. [사진 네이버쇼핑 캡처]

 
한편 '조정 거부 다발 기업'에는 네이버 외에 이베이코리아, 인터파크, 호텔스닷컴 등 중개사업자가 다수 이름을 올렸다.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기업 특성상 배상 책임을 지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행 전자상거래법은 '통신판매중개자의 의무와 책임(제20조)'에 판매자와의 연대 배상을 규정하면서도 중개사업자가 '상당한 주의를 기울인 경우'에는 처벌을 면제하고 있다.
 
전재수 의원은 "억울한 소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습적 조정 거부 기업을 공시하는 등 중개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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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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